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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광복절 경축사 나오기까지…설문조사서 리더들은 ‘경제’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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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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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께 경제 관련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집시다.”

이번 8·15 광복절 경축사 준비를 위해 참모들과 회의를 하던 중 문재인 대통령이 했다는 말이다. “경제와 역동성을 강조해줬으면 좋겠다는 시중의 여론이 많다”는 보고를 들은 직후였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번 경축사를 ‘광복절 경축사 중 최초의 경제 연설’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연설의 상당 부분을 경제와 연결지어 풀어나갔다. 첫 번째 주요 키워드로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을 언급하고, 북한과의 협력을 강조한 평화 경제도 주요 테마로 다뤘다.

이렇게 준비하기까지는 각계각층의 지도급 인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중심으로 민정비서관실은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정무 비서관실을 국회의원과 원외 위원장들을 대상으로 “대국민 메시지가 어떻게 나가야 한다고 보나”고 물었다. 응답자들이 답은 ‘혁신과 평화’, ‘도전에 성공한 국가’, ‘완전한 기술 강국’, ‘개방하여 지속 성장하는 국가’, ‘자유무역 통해 세계와 함께 성장하는 모범적인 국가’ 등 경제의 역동성을 강조하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이런 기조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경축사 준비 기간은 한 달 반 정도 걸렸는데, 예년의 석 달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였다. 이는 “과거와 달리 메시지를 낼 기회가 많으니, 국정과제 전반을 언급하기보다는 8·15에 집중하자”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이후 강기정 수석 주재로 3회,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3회 각각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설문 준비 작업을 이어갔다.

참모들에 따르면 연설문 작성 작업 초기 단계에서 문 대통령은 각별히 두 가지의 테마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하나가 ‘전 세계에서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유일한 나라’였다. 여기서 파생된 개념이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을 연계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교량 국가’라는 개념이다. 또 하나는 해방과 광복, 경제건설, 분단 극복과 경제 발전이 개별 사안이 아닌 이어지는 하나의 역사적 흐름이라는 점을 짚어달라는 것이었다. 평화 속에 경제 발전의 토대를 쌓고, 또 경제 발전으로 평화가 이어지는 선순환 과정, 즉 ‘평화경제’가 문 대통령이 전하고 싶어한 또 다른 핵심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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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애국지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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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축사 도입부에는 심훈의 시 ‘그날이 오면’ 중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란 문구가 인용돼있다. 문 대통령이 한국의 광복을 얘기할 때 가장 어울리는 시구라고 여긴다고 한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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