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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54개중 52개가 청산대상" 성과보수펀드, 수익률 부진에 시장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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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전체 54개 중 2개만 설정액 50억 넘어, 사실상 대부분 소규모 펀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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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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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도입한 성과보수펀드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대부분 설정 후 수익률 부진에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청산 대상인 소규모 펀드로 전락, 시장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전체 54개 성과보수 공모펀드 설정액은 410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 45개 펀드 450억원에 비해 오히려 40억원(9%) 정도 줄었다. 특히 전체 상품 중 설정액 50억원 이상 펀드는 두 개에 불과하다. 삼성EMP글로벌로테이션S클래스와(53억원)과 트러스톤정정당당성과보수I클래스(60억원)가 50억원을 겨우 넘겼다.

이밖에 나머지 52개 상품은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부분의 펀드가 사실상 소규모 펀드로 전락하면서 일부 펀드들은 청산 절차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과보수 공모펀드는 운용사가 기본 운용보수를 받지 않거나 연 0.2% 이하 수준으로 대폭 낮춘 상품이다. 기본 운용보수가 최대 일반 주식형 공모펀드(연 0.4~0.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대신 이 상품은 펀드 수익(이익금)에 대해 추가로 10~20% 안팎의 성과보수를 떼 수익성을 담보한다.

운용사가 펀드에서 손실이 나도 높은 운용보수를 받는다는 지적에 투자자 비용을 낮추고 성과 보수를 부과해 펀드 수익률을 제고, 공모펀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 취지와 달리 성과보수 펀드가 시장이 고사 위기에 처한 건 전반적인 공모펀드 시장 침체 속에서 투자자는 물론 자산운용사, 판매사 등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메리트가 떨어지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올 들어 수익률이 신통치 않은 성과보수펀드가 일반 주식형 펀드와 수익 경쟁력에서 차별성이 없는데다 성과보수율도 상대적으로 높아 가입을 꺼린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4일 기준 운용사의 13개 대표 성과보수펀드는 설정이후 평균 수익률이 평균 -7%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중 8개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운용사들은 성과보수펀드의 저조한 수익률에 보수 수입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판매사들은 운용보수와 상관없이 판매수수료가 일반 주식형펀드와 비슷한 성과보수펀드를 적극 추천하지 않는 등 판매에 소극적이다.

운용사 한 대표는 "설정이후 운용성과가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보수펀드 조차 자금유입 규모가 좀처럼 늘지 않는 상황"이라며 "성과보수 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익률 제고 방안과 함께 판매 수수료 체계 개편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repo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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