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청 안료로 전통소재 사용 "현판 작업은 하반기까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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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경복궁 광화문(光化門) 현판이 바탕은 검정, 글자는 동판 위에 금박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보고를 거쳐 이같이 제작 방향을 결정했다고 14일 전했다. 흰색 바탕에 검정 글씨가 쓰인 기존 현판과 사뭇 다른 외형이다. 새로운 사료들이 등장하면서 변화에 무게가 실렸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있는 1893년 흑백사진이 대표적이다. 현판의 바탕 색상이 글자보다 어둡게 나타난다. 일본 다이이치 은행이 1906년과 1908년에 각각 발행한 화폐와 안중식이 1915년에 그린 그림 ‘백악춘효(白岳春曉)’, 일본 와세다대에서 소장한 ‘경복궁 영건일기(1902년)’도 바탕이 검다는데 힘을 실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월 현판 색상 분석에서도 원래 색상이 검은 바탕에 금박 글자로 드러났다”고 했다.
단청 안료로는 전통소재를 사용한다. 궁능유적본부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전통소재와 현대소재 안료를 지난해 4월부터 열 차례 실험해 성능에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현대소재보다 변색, 탈색이 두드러진 주홍색·황색 전통안료 부분은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유지 및 보수한다. 글자 마감 재료인 동판은 두석장(국가무형문화재 제64호·가구에 덧대는 금속장식 장인) 보유자 박문열씨와 문화재수리기능자 박갑용(도금공)씨가 함께 시범 제작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결정한 안료와 색으로 현판을 칠하는 작업을 하반기까지 마무리하겠다”며 “현판 상태를 계속 점검하면서 내년 뒤에 교체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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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시기의 관건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다. 광화문 앞 월대를 발굴하고 복원하는 기간에 일반 시민이 광화문에 접근하기 어렵다. 새 현판을 걸어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셈. 재구조화 완공 예정일은 2021년 5월이다. 하지만 최근 행정안전부는 서울시에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를 서두르지 말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새 현판이 걸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이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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