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5 (화)

운동권 출신 하태경 "조국, 사노맹을 경제민주화로 포장⋯국민 기만·위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오신환 "조국, 경제민주화운동 벌였다니...사노맹이 경실련이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15일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이 경제민주화를 추구했다는 건 국민 기만이자 위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가 전복 혐의를 받았던 사노맹에 연루된 자신의 전력을 문제삼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독재 정권에 맞서고 경제민주화를 추구했던 저의 1991년 활동이 2019년에 소환됐다"고 한 것을 직접 겨냥했다.

조선일보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맨왼쪽)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에서 세번째는 오신환 원내대표./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 의원은 서울대 물리학과 재학 중 NL(민족해방) 학생 운동의 구심점이던 조국통일위원회를 거쳐 전대협 간부로 활동하면서 두 차례 구속(1989·1991년)됐다. 출소 후엔 중국 등지에서 탈북자를 도왔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실상을 목격하면서 북한 민주화 운동가로 전향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 후보자의 사노맹 관련 발언을 언급한 후 "자신이 참여했던 사노맹과 참여연대 활동 시기를 '착각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같이 적었다.

하 의원은 "그러나 발언 전체를 보고는 그것이 착각이 아니라 의도된 것임을 알게 됐다"며 "한국의 좌파 운동권 출신들은 본인들의 과거사를 심하게 왜곡한다. 조국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80년대 좌파운동엔 민주화 운동 측면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복 운동이라는 두가지 성격이 함께 있다"며 "이중에 좌파들은 민주화운동만 인정한다. 한국의 과거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그토록 절규하던 사람들이 본인의 과거사는 조작하고 은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참 비겁하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이어 "사노맹은 그 중에서도 급진 과격했던 그룹에 속했다"며 "집회 현장에 뿌려졌던 급진적 계급투쟁과 사회주의를 강조한 유인물은 학생운동권 사이에서도 외면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989년 11월 사노맹 출범선언문에는 "40여 년 동안 허공을 떠돌던 붉은 악령,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마침내 남한 땅에 출현하였다", "이제 전 자본가 계급을 향해 정면으로 계급전쟁을 선포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20대 뜨거운 심장을 가졌던 시기 세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잘못된 길을 갈 수도 있다"며 "그러나 과거 자신의 활동을 대한민국 전복이 아니라 경제민주화 활동으로 포장하는 건 국민과 자기 자신에 대한 기만행위이며, 공직자에게 위선은 중대한 결격사유"라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조 후보자를 향해 "사노맹이 경제민주화 운동을 벌였다니 사노맹이 경실련이냐"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사노맹은 민주화 운동을 위해 결성된 조직이 아니라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계급전쟁을 선포했던 ‘사회주의 운동’ 조직"이라며 "사노맹 출신 인사들이 계급혁명 투쟁을 반독재 운동의 아름다운 추억쯤으로 포장·미화하는 것은 비양심적 자기 부정"이라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사노맹 출신인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 14일 조 후보자 사노맹 전력을 문제삼는 사람들을 겨냥해 "당신은 왜 그때 저항하지 않았느냐. 사노맹에 더이상 무례하게 굴지 말라"고 한 데 대해서도 "돼먹지 않은 질문"이라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그때 무엇을 했느냐는 돼먹지 않은 질문은 성찰적 고백과 거리가 먼 부적절한 언행"이라며 "왜 사회주의 혁명가로서 자신의 신념을 버리게 됐는지 국민과 당시 동지들에게 진솔하게 고백하고 해명하는 게 보다 떳떳한 자세"라고 했다.

[김명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