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수입차 판매가 30% 이상 줄었다. 10년간 수입 맥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온 일본 맥주는 3위로 전락했고, 유니클로, ABC마트 등 일본계 유명 브랜드의 국내 신용카드 매출액도 반토막나는 등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브랜드 수입차는 2674대가 팔리면서 6월(2674대)보다 32.2% 줄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해도 17.2% 감소한 수치다. 그동안 민간에서 벌어졌던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정부의 공식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약 52억7500만 원)로 전달(790만4000달러)보다 45.1% 줄었다. 2009년 이후 줄곧 수입 맥주 1위를 지키던 일본맥주는 지난달 벨기에(456만3000달러), 미국 맥주(444만3000달러)에 이어 3위로 밀렸다. 벨기에 맥주 수입액은 전달보다 49.5%, 미국 맥주는 95.7% 늘었다. 소비자들이 일본 맥주의 대체재를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소비재 분야에서도 불매 운동의 영향이 컸다. 금융감독원이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개 주요 신용카드사의 ABC마트 유니클로 무인양품 DHC 등 4개 일본 브랜드 가맹점의 신용카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102억3000만 원에서 7월 넷째 주 49억8000만 원으로 반토막 났다.
“한국 소비자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본사 임원의 망언으로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된 유니클로의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 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 원으로 70.1% 쪼그라들었다. 무인양품도 58.7%, ABC마트는 19.1% 줄었다.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창구인 플랫폼 업체나 쇼핑몰은 선제적으로 일본 극우 업체 상품을 골라내고 있다.
여가 플랫폼 업체인 야놀자는 일본 ‘아파(APA) 호텔’ 관련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고 이날 밝혔다. 아파 호텔은 ‘2017 삿포로 겨울아시안게임’ 당시 선수단 공식 숙소에 극우 성향의 서적을 비치해 논란이 된 업체다. 모토야 도시오 아파 호텔 회장은 위안부 강제 동원과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서적(근현대사학 이론)을 저술하는 등 일본 내 대표적 극우 기업인으로 꼽힌다.
앞서 e커머스 업체인 쿠팡과 지마켓은 최근 자회사 ‘DHC테레비’가 혐한 방송을 해 물의를 빚은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의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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