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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놀이터에서 목줄 없이 돌아다니는 개를 보고 놀라 넘어져도 견주에게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애견 놀이터에 입장한 사람이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단독 34부 신봄메 판사는 15일 견주 A씨가 다른 견주 B씨 등과 애견 놀이터 업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7년 7월 반려견과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애견 놀이터를 방문했다. 그는 대형견 놀이터에서 통화하던 중 B씨의 반려견이 옆으로 지나가자 놀라 넘어졌다. A씨는 이 사고로 종아리뼈가 부러졌고, 견주와 애견 놀이터 업주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소형견 견주인 자신을 대형견 놀이터에 입장하도록 한 애견 놀이터 업주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개들이 자유롭게 뛰어 노는 놀이터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일반적인 공공장소에서 대형견 견주에게 요구하는 주의 의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애견 놀이터에 입장한 사람은 자신의 개를 자유롭게 뛰어 놀게 하기 위해 방문한 만큼, 다른 개도 입마개나 목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용인하고 입장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의 소형견이 공격받는 사고가 아니라 A씨가 다친 사건인 만큼, 업주의 잘못과 인과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평소 개들의 습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견주들은 애견 놀이터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며 "업주에게 돌발 상황 방지를 위해 직원을 추가로 배치하거나 주의사항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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