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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외신 "화해 손길 내민 文대통령"…입 꾹 닫은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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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NYT·블룸버그·AFP 등 주목 "발언 수위 낮추고 유화적 태도 취해" … 아베, 사과·애도 언급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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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9.8.15 /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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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해외 주요 외신도 문재인 대통령의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집중 보도했다. 갈등을 부추기기보다 발언 수위를 낮춰 유화적 태도를 취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15일 AFP통신은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에 올리브 가지를 건넸다(South Korea's Moon offers olive branch to Japan)"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건넨다'는 표현은 화해의 손길을 먼저 내민다는 의미다.

AFP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의 수출규제,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국) 제외 등을 언급하며 한일갈등이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동아시아의 '공정 교역과 협력'을 지키기 위해 일본과 기꺼이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하며 열기를 식히려 나섰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의 꿈을 강조하는 한편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는 문 대통령의 이전 발언을 언급하며 "단호한 대응책으로 위협한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당초 생각만큼 나쁘지 않을 것이란 안도 속에 지난 한 주동안 전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이 이뤄진 직후 국무회의에서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 "가해자 일본의 적반하장",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VOA는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한 정부의 민족주의적 통합 요구가 일본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위험 수위까지 이르도록 한다는 우려도 제기돼왔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문 대통령이 종전 연설에서 일본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출 규제 강화 이후 일본이 한 달 만에 수출을 허가한 것이 유화적 제스쳐의 신호탄이 됐다고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관계회복으로 볼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일본이 새로운 수출관리 제도 도입 이후 지난주 한국 기업으로의 수출을 처음 허가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규제가 주요 기술 기업의 필수 자재 공급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은 문 대통령은 전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열린 "소녀상 제막식에 거리를 두고 대신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대통령이 일본과의 분쟁에서 유화적인 톤을 보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일본을 직설적 언어로 공격하는 것을 삼갔다"며 "연설은 오히려 자국민을 향해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NYT는 "이러한 연설은 문 대통령이 여러 이웃 국가로부터 외교 압박을 겪는 시기에 위기를 악화시키지 않으려 애쓴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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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일본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74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자국 전사자 추도 행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나루히토 일왕과 부인 마사코 여사 옆을 지나가고 있다. 즉위 이후 처음으로 행사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은 아키히토 상왕과 비슷한 "깊은 반성"의 뜻을 밝혔으나, 아베 총리는 전쟁 피해국에 대한 사과나 애도의 표현을 삼갔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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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날 2차대전 패전일을 맞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올해로 7년 연속 '다마구시료(玉串料)'라는 공물 비용을 봉납했다. 또한 자국의 전사자를 기리는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올해 처음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은 "깊은 반성"이라는 메시지를 언급했으나, 아베 총리는 전쟁 피해국에 대한 사과나 애도의 뜻을 표하지 않았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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