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만든 한복 입고 17일 공연
고려문화원 지원으로 오랜 숙원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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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희에게 정말 역사적인 날입니다. 몇년을 꿈꾸던 일이 드디어 이뤄졌어요.''
'비단길 합창단'의 김베라(79) 단장은 14일 새로 맞춘 한복을 입고, 눈물까지 살짝 내비쳤다.
비단길 합창단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사는 고려인 합창단이다. 1937년 옛 소련의 스탈린은 연해주의 우리 동포 17만5000여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켰는데, 합창단원들은 당시 카자흐스탄 지역으로 이주한 동포들의 2세, 3세이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는 조국의 광복절을 기념해 광복절이 포함된 주의 토요일에 ‘한국 문화의 날' 행사를 연다. 고려인 사회의 가장 큰 행사이다.
올해는 17일 오전 10시 고리키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여러 고려인 단체가 참가해 노래와 춤 등을 뽐내는데, 비단길 합창단은 한국가요 ‘남자인데’를 부를 예정이다.
창단 21돌을 맞은 비단길 합창단은 올해는 한복을 곱게 맞춰 입고 무대에 오르려고 몇년을 준비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복천도 없고 한복을 지을 사람도 없어서다. 다행히 예전부터 합창단을 지원하는 고려문화원(원장 김상욱)이 비용을 댄 것은 물론, 단원들의 신체 치수를 재어 한국에서 한복을 맞춘 뒤 선물했다. 14일 합창단원들은 한국에서 막 도착한 한복을 고려문화원에서 처음 입고, 기념촬영을 하며 기뻐했다.
합창단원 김옥자(73)씨는 “고운 한복을 입은 것만으로, 올해 행사에선 우리가 가장 인기를 끌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합창단 맏언니 김베라 단장은 “'오늘은 한복을 입고 싶은 우리의 꿈을 이룬 역사적인 날이다. 더욱 열심히 연습해서 좋은 공연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알마티(카자흐스탄)/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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