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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사설] 임기 절반도 안 돼 최저 지지율 19%, 이 상태로 국정운영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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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음성 녹음을 들으며 녹취록을 읽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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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가장 낮은 19%를 기록했다. 임기 반환점도 돌지 않은 대통령의 지지율이라기엔 참담한 성적이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의구심을 외면하더니 이제는 대통령 스스로 불법적인 공천 개입 의혹에 휘말린 상태다. 위기를 타개할 조처 없이는 정상적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1일 발표한 10월 5주 여론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19%, 부정평가는 72%로 각각 집계됐다. 부정평가 역시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지율은 지난주 조사 대비 8%포인트 하락한 18%에 그쳤고, 국민의힘 지지층의 긍정·부정평가도 각각 44%로 동률을 기록했다. 핵심 지지층마저 이탈하며 정권의 지지 기반 자체가 붕괴 조짐을 보이는 모습이다. 부정평가의 이유는 ‘김건희 여사 문제’(17%)가 가장 많이 꼽혔고, ‘경제/민생/물가’(14%),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소통 미흡'(이상 7%) 등이 뒤를 이었다. 김 여사 문제와 정책 실패 등 국정 난맥상에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전날 폭로된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논란은 이번 조사에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다.



지지율 20% 붕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국정운영 동력 상실의 위기 신호로 해석된다. 임기 절반도 채우지 않은 대통령이 권력누수(레임덕)의 문 앞에 선 것이다. 검사 출신 윤 대통령이 주요 사안에 ‘법적 책임’ 운운하는 사이, 국민은 대통령에 대한 믿음을 거두고 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취임식 전날 전화 온 수많은 사람 중 한명인데 축하 전화를 짧게 받은 게 전부”라며 “전화받아서 덕담은 건넬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명씨와의 관계를 “매정하게 끊었다”면서, 그런 이와 공천 관련 이야기를 “덕담” 삼아 얘기했다는 것을 믿으란 얘기인가. 또 공천 개입 의혹을 “대통령 죽여서 당대표 살리자는 야권의 정치 캠페인”으로 규정했고, 나아가 발언 당시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으로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없다고도 했다.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윤 대통령이 봉착한 최대 리스크는 신뢰의 위기다. 현 정권의 ‘성역’이 된 김 여사 문제와 이를 대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 경제·민생·안보 등에서 드러난 정권의 무능에 민심이 떠나고 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정치적·법적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특단의 조처로 국민의 신뢰부터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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