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광복절 경축사는 문재인 대통령 본인은 물론 역대 대통령들의 경축사와 비교했을 때에도 이례적으로 '경제'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상적으로 역대 대통령들은 광복절 경축사에 대일(對日) 혹은 대북 메시지를 주로 담았다.
이에 비해 문 대통령은 연설의 대부분을 평화경제를 통한 남북 공동 번영과 이를 통한 경제강국 건설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밝히는 데 할애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경제'를 39차례나 언급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두 차례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됐던 표현인 '평화'는 이번에 27회만 나왔다. 이어서 △번영(19회) △평화경제(6회) △강국(한국 지칭·6회) △자유무역(4회) 등 경제와 관련된 단어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와 남북 경제 통합, 통일이 한국 사회의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궁극적 해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문 주요 표현을 시에서 차용해 주목받았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 외세의 침략과 지배에서 벗어난 신생 독립국가가 가져야 할 당연한 꿈이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인용한 시구는 납북 시인 김기림(1908~?)의 '새나라송(頌)' 중 일부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이날 경축사에서 무려 7번 반복될 정도로 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단어였다.
문 대통령은 심훈(1901~1936)의 시 '그날의 오면' 중에서도 일부 내용을 인용했다. 문 대통령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을 갈망하며 모든 것을 바쳤던 선열들의 뜨거운 정신은 이 순간에도 국민들의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 대부분이 연설 중간에 박수를 쳤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종이에 메모를 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 박수를 치지 않았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경축사의 영어와 일본어 번역본을 별도로 제작했다. 영어 번역본을 별도로 작성한 적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일본어까지 번역본을 준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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