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상반기 체감안전도 조사 결과 / 2018년보다 1점 오른 74.5 기록 / “웹하드 카르텔·몰카 단속 효과” / 여성 피해자 사건은 계속 늘어나 / “여성들 불안감 반영 못해” 지적
국민이 체감하는 치안 관련 안전수준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향상됐으며 남성과 여성이 느끼는 범죄안전도 격차도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경찰청 자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여성 대상 범죄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추세여서 경찰 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은 올해 상반기 체감안전도 조사 결과 지난해보다 1점 상승한 74.5점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2011년 처음 조사를 시행한 이후 최고 점수다. 체감안전도 조사는 반기별로 일반인 2만5500명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범죄·교통사고 안전도, 법질서 준수 등을 묻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체감안전도 주요평가 항목인 범죄안전도는 80.3점으로 역시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남성은 82점, 여성은 78.1점으로 나타났다. 범죄안전도의 성별 격차가 크게는 7점 이상 벌어질 때도 있었는데 그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경찰이 ‘여성대상 범죄 근절추진단’을 출범하고 웹하드 카르텔, 몰래카메라 등을 집중 단속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 범죄 중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의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2019년 1분기 범죄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범죄의 37.5%인 10만2728건은 여성이 피해자로 나타났다. 2017년 36.2%, 지난해 37.0%보다 증가했다.
이를 두고 경찰의 범죄안전도 평가체계가 여성의 실제 불안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범죄안전도 조사에는 절도·폭력과 강도·살인 등의 범죄로부터 얼마나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항목만 포함돼 있다. 성폭력과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데이트폭력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한 문항은 없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여성들이 사회안전에 대해 크게 불안감을 느낀다는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와는 동떨어진 결과”라며 “경찰의 발표는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여성들의 체감안전도를 전혀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경찰에 대한 신뢰마저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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