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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황종택의신온고지신] 서해맹산(誓海盟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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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나라를 다스리는 길은 먼저 백성을 부유하게 만드는 데 있다. 백성이 부유하면 다스리는 정치가 쉽고 백성이 가난하면 어렵다(凡治國之道 必先富民 民富則易治也 民貧則難治也).”

춘추시대 명재상 ‘관자’가 설파한 치국(治國)의 방도다. 백성이 잘살면 마을이 안락하고 가정을 중요하게 여기며, 마을이 안락하고 가정을 중요하게 여기면 백성은 그들의 지도자를 존경한다는 논리다.

마땅히 위정자들은 ‘민생 최우선 챙기기’에 나서야 하는 게 마땅하다. ‘공자’는 “백성이 풍족하다면 군주가 누구와 더불어 부족할 것이며, 백성이 풍족하지 못하다면 군주가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겠는가(百姓足 君執與不足 百姓不足 君執與足).”라고 말했다. 지도자가 국민과 동고동락하라는 권면이다.

우리 사회경제 불황의 그늘이 짙다. 특히 서민들의 삶은 날로 팍팍해져 가고 있다. 신용불량자·청년 백수,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들어서는 많은 은퇴자, 점점 더 어려워지는 중소기업·골목상권·전통시장 등 절박한 상황들이 오늘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설상가상 해외발 악재가 몰려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이 환율·안보전쟁으로 확전되고,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 경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퍼펙트 스톰’이다. 국제관계는 냉혹한 힘의 영역이다. 힘이 없으면 당한다. 외환위기 때 가장 먼저 돈을 뺀 게 일본이고, 통화스와프를 앞장서 해지한 것도 일본이다. ‘뒤끝 작렬’하는 일본에 감정만 앞세웠다간 언제 또 뒤통수를 맞을지 모른다. 진정 일본을 이기려면 정신·문화·경제 등 모든 면에서 앞서는 ‘극일(克日)’의 결기를 실천, 부강한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

백범 김구 선생의 외침이 귀에 쟁쟁하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내 힘으로 갈 수 없는 곳에 이를 수 없다. 나를 넘어서야 이곳을 떠나고, 나를 이겨내야 그곳에 이른다….” 극한의 어려움 가운데서도 연전연승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기개와 궤를 같이한다. “바다에 서약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誓海盟山 : ‘바다와 산에 맹세한다는 내용으로 간절히 염원하면 실현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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