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이선영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4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국내 증시의 부진으로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투자은행(IB)·자산운용 부문이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IB통’인 정일문 사장이 취임한 이후 IB부문의 수익이 크게 늘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가 387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바짝 추격하고 있는데다 증권업계의 IB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초대형IB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한국투자증권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해외법인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정 사장 역시 해외시장에 관심을 키울 필요도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408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2873억원) 대비 42%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영업수익)은 40.8% 증가한 5조8804억원, 영업이익은 37.1% 늘어난 5186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호실적은 IB부문과 자산운용 부분이 견인했다. 특히 IB부문은 정 사장 취임 이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7년간 IB본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정 사장이 취임하면서 이같은 흐름은 예견되기도 했다. 실제로 상반기 IB부분의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904억원)보다 55.2% 증가한 1403억원을 기록했다. IB부문이 전체 수익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1%에서 15.8%까지 확대됐다.
자산운용부문은 운용프로세스 고도화 및 리스크관리 기능 강화를 통해 전년 동기(3321억원)보다 46.6% 증가한 4869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준금리 변동 등 시장 변화에 알맞게 대응하며 운용의 안정성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위탁매매, 자산관리 부문의 실적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된 영향으로 위탁매매 부문의 수익은 1년 전보다 34.4% 줄어든 933억원을 기록했으며 , 자산관리 부분은 2.7% 감소한 64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 1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던 해외 부문에서는 2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이익 중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한 만큼 향후 해외 현지 법인의 실적 개선은 과제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이 넘어서면서 올해 초 정 사장이 취임하면서 내세웠던 경영목표인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당시 정 사장은 ‘올 해 영업이익 1조 돌파, 3년 내 순이익 1조 클럽 가입’을 포부로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의 적극적인 ‘현장 경영’이 최대 실적 경신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그는 늘 “현장에 답이 있다”고 말하며 임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는 호흡경영을 주창하기도 한다. 취임 이후에도 현장을 찾아다니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대내외 악재로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 사장은 계열사 및 본부간 시너지 확대, 철저한 리스크 관리, 디지털 금융 경쟁력 제고 등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와 손잡고 진행한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에 힘입어 20~30대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향후 한국투자증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투자회사 중 가장 다변화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췄다”며 “대내외 악재로 인한 증시 부진 속에서도 사업부문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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