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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北, 이번엔 文대통령 겨냥 막말…대남 비난수위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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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통 대변인 담화서 "써준 것 졸졸 읽는 웃기는 사람"

경축사 실망감 표출…선미후남 기조 계속 전망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10시 충청남도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정부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우리가 되찾은 빛, 함께 밝혀 갈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경축식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독립유공자와 각계각층의 국민, 주한외교단 등 1800여 명이 참석했다. 2019.8.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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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16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막말 비난을 쏟아내면서 대남 비난수위도 최고조에 이른 형국이다. 북한은 또 한미 훈련이 끝난 이후에도 남북대화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거친 언사를 담은 북한 입장은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가 나온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은 이날 오전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나왔다.

눈에 띄는 것은 문 대통령을 겨냥해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며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 당국자가 웃기는 사람',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북쪽에서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등 막말에 가까운 언사로 비난한 대목이다.

지난 11일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이 담화를 통해 청와대를 겨냥, "쫄딱 나서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린다"라거나 "겁먹은 개가 요란스럽게 짖는다"라고 맹비난한 데서 비난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이같은 비난은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한 실망을 강하게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닷새 전 당시 권 국장이 한미훈련을 중단하거나 이에 관한 해명을 하기 전에는 남북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한 바 있어 이에 대한 진전된 반응을 기대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관련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평통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과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을 언급하며 "지금 이 시각에도 남조선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합동군사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때에 대화 분위기니, 평화경제니, 평화체제니 하는 말을 과연 무슨 체면에 내뱉는가"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한미 훈련이나 구체적인 남북관계 진전 방안에 대한 언급 없이 "최근 북한의 몇 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큰 성과"라거나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대목도 불쾌감을 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담화로 한미훈련 종료 이후 미국과의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대남 압박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북한의 대미·대남 분리 전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이 이번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조미(북미)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고 목을 빼 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대남 전략이 과거의 '통미봉남'(미국과 통하고 남한을 압박한다)으로 회귀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그보다는 남측을 압박하는 것으로 남북관계나 북미관계에 있어 남측의 태도 변화를 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어차피 북미 협상 진전 이전에는 대북 제재로 남측과의 대화에서 얻을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북한이 지난 외무성 담화를 비롯해 이번 담화도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대내용 매체를 통해서는 보도하지 않은 것도 여전히 남북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이제는 북미 정상간 신뢰가 있어 미국과 직접 협상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려있으니 거기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남측과는 북미가 풀리면 언제라도 대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아직은 선미후남(先美後南)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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