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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40도 천막서 380일째 농성 중인 김천관제센터 해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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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판정 받고도 김천시 행정소송으로 '힘겨운 싸움'

뉴스1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16일 공공운수노조 김천통합관제센터분회 회원들이 40도가 넘는 천막에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2019.8.16/뉴스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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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뉴스1) 정우용 기자 = "중앙노동위원회의 해고자 복직 판정에 대해 김천시가 행정소송을 내고 대법원까지 가겠다는 것은 시간을 끌어 노조원들을 괴롭히겠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다시 폭염이 시작된 16일, 경북 김천시청 앞 천막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김천통합관제센터분회 회원들은 김천시의 대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2평 남짓한 천막 속 온도는 40도를 훌쩍 넘었다.

이들은 '더운 곳에 오래 있으면 죽는다'고 걱정하며 연대자들이 기증한 에어컨조차 틀지 않고 있다.

평상 하나에 냉장고 1대, 선풍기 2대가 전부인 천막 안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등줄기로 줄줄 흘러내릴 정도다.

이들은 '통합관제센터 기간제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380일째 텐트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기간 만료로 해고된 8명의 노조원들은 오전 7시에 나와 김천시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선전전을 한 뒤 일부는 천막을 지키고 나머지는 시민 서명받기에 나선다.

지난달 초 시작한 서명운동에 지금까지 7000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분회장인 황미란씨(49·여)는 "김충섭 (김천)시장은 '시민 모두가 행복한 김천'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우리도 시민이다. 중노위에서 부당해고로 판정하고 복직 명령을 내렸지만 복직은 커녕 이행강제금까지 내가면서 행정소송을 진행하며 피를 말리고 있다"며 분개했다.

그는 "김천시 공무원들로부터 '시청은 공무원의 것이고 시청 마당은 공무원의 자존심'이란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며 "공무원들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데 시장은 '시민이 주인'이라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특정노조만 정규직화 해 달라고 한다',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 는 등의 내용으로 시민들에게 서신을 보내 처음 서명운동을 할 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많은 시민이 격려해줘 힘이 난다.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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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시장앞에 통합관제센터 노조원들이 천막을 치고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380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2019.8.16/뉴스1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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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해고돼 지방노동위에 제소한 이옥분씨(50·여)는 "우리도 우리지만 14명이 4조3교대로 1300여대의 CCTV를 관제해야 하는 센터 요원들이 걱정"이라며 "식사와 휴게시간 등 하루 180분은 1명이나 2명이 1300여대의 모니터를 봐야 하는데 제대로 관제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김무강(30)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조직국장은 "현재 14명의 통합관제센터 요원 중 12명에 대한 인건비와 회선비를 교육지원청이 부담하고 있어 김천시는 2명에 대한 인건비만 부담하는데도 예산이 없어 정규직 전환을 못한다고 한다"며 "교육지원청에서는 중학교까지 관제를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김천시가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천시 CCTV는 현재 있으나마나한 상태다. 전국의 절도범들이 김천시로 몰려오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2016년 6월 문을 연 김천시통합관제센터는 비정규직 직원 36명으로 출발했으나 최근 2년 사이 20여명이 계약 만료로 퇴사해 현재 14명이 남아있다.

퇴사자 중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4명이 노동위원회에 부당 해고 구제를 신청해 '부당 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김천시는 복직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김천시는 올해 하반기 스마트관제시스템 구축이 완료될 때까지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천시 관계자는 "하반기까지 2명의 계약 만료자가 있지만 당분간 인원을 충원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news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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