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5 (수)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원유·금·은 DLS도 위험? 가격 급락땐 손실 위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국제 유가 지난해 고점 대비 70% 수준…50% 밑으로 하락시 손실]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인기자



금리 연계 DLS(파생결합증권)뿐 아니라 석유 등 원자재를 기초로 한 DLS 역시 손실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 원유 가격이 지난해 고점 대비 20~30% 가량 하락하면서 손실 구간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 서부 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일 대비 1.38% 하락한 배럴당 54.47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1년간 최고 가격이었던 지난해 10월 3일 배럴당 76.41달러보다 28.7% 하락한 가격이다. 브렌트유 역시 지난 15일 배럴당 58.23달러로 마감해 지난해 고점이었던 86.29달러(10월3일)보다 32.5% 하락했다.

국제 유가의 하락은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의 손실 위험도 높인다. DLS는 기초자산이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면 만기 혹은 만기 전 조기 상환으로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주가에 연계된 ELS와는 달리 DLS는 금리, 환율, 원자재(원유, 금, 농축산물) 등 다양한 자산을 기초로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의 경우 만기일까지 원유 가격이 한 번이라도 손실구간(녹인·Knock In)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의 10~20%를 수익으로 제공한다. 손실구간은 대체로 최초 기준 가격의 40~50% 선이다. 하지만 원유 가격이 한 번이라도 손실구간 밑으로 내려간 적이 있으면 만기일에는 최초 기준 가격 대비 하락률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고점이었던 지난해 9~10월 국제 유가를 기초로 발행된 DLS는 공모 기준 WTI 기초자산이 1216억원, 브렌트유 기초자산이 411억원이다. 이 기간 동안 미래에셋대우가 공모로 발행한 원유 가격 기초 DLS는 10종 17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국제 유가는 지난해 고점 가격의 약 70% 선으로 이 당시 발행된 원유 가격 기초 DLS가 손실구간(최초 기준 가격의 40~50%)에 진입하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안심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지난해 말에는 WTI가 배럴당 42.36달러, 브렌트유가 배럴당 49.93달러까지 내려가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다. 지난해 9~10월 발행된 원유 가격 기초 DLS의 손실 가격은 대략 30달러 후반~40달러 초반 선이다.

원유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이를 기초로 하는 DLS 발행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지금이 '바닥' 가격이라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그만큼 손실 위험이 낮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브렌트유 기초 DLS는 지난 6월과 7월에 각각 3257억원, 4725억원 발행됐고 WTI를 기초로 하는 DLS도 같은 기간 3391억원, 5126억원 판매됐다.

하지만 최근 국제 유가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가격이 바닥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2016년 초에는 이란 경제 제재 해제와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경쟁적인 원유 생산 등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관계가 더 악화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선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늘리면 단기에 큰 폭의 유가 급락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에는 금·은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함에 따라 이를 기초로 한 DLS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글로벌 불확실성의 확대로 안전자산인 금·은의 가격이 높아진 것인데, 경기가 안정을 찾을 경우 금·은 가격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이를 기초로 하는 DLS도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