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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비건, 20일 방한…북·미 대화 궤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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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훈련 끝나자 한국행…북·미 실무접촉 준비할 듯

북, 중·러와 군사협의…핵심 의제 ‘안전보장’ 합의 난관



경향신문



한·미 연합군사훈련 종료 이후를 염두에 둔 북·미 실무접촉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 이후 한·미 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두 달 가까이 표류해온 실무접촉이 이르면 8월 말에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무협상의 미국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사진)는 다음주 일본·한국을 잇달아 방문해 실무협상 준비작업에 돌입한다. 미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19~20일 일본을 방문한 뒤 한·미 연합훈련 종료일인 20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지난 14일 러시아의 북핵담당 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차관을 평양에 초청해 전략대화를 가진 데 이어 16일에는 김수길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베이징에서 먀오화(苗華)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을 만나 군사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 연합훈련 종료 이후 벌어질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비건 대표는 서울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협의를 갖고 북·미 실무협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기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최근 잇달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남 비난 수위를 급격히 높이는 등의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한 평가와 대응 전략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건 대표가 한·미 연합훈련 종료일을 방한 날짜로 선택한 것은 북한과의 실무협상 재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이달 말쯤 북한과 실무접촉을 갖고 다음달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고위급회담을 갖는 수순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 역시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윗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한·미 연합훈련 종료 직후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내용의 친서를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실무협상이 열린다고 해도 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이후 양측의 입장이 유연해졌다고 볼 만한 징후는 없다. 대선 국면으로 향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은 오히려 더 강경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에 재개될 북·미 협상에는 ‘안전보장’이라는 새로운 의제가 핵심적인 내용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쉽게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미국과의 실무접촉을 앞두고 중국과 군사·안보 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도 미국과 안전보장 문제에 대한 협상을 위한 사전 포석인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 대화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이번 실무접촉은 북핵의 본질적 문제를 다루는 협상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매우 어려운 사안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시권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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