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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지소미아' 시한 앞두고… 비건, 日 들렀다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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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끝나는 20일 서울 찾아 한국에 韓日군사협정 연장 압박

韓美日 3각 안보공조 촉구할 듯

조선일보

스티븐 비건〈사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미 연합훈련 종료일인 오는 20일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수행 이후 54일 만이다. 미 국무부는 16일(현지 시각) "비건 대표가 19~20일 일본에 이어 20~22일 한국을 찾는다"며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조율을 강화하기 위해 한·일 당국자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비건 대표 방한은 북한이 최근 잇달아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북·중·러 협력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한·미·일 3각 안보 공조를 재확인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또 한·미 연합훈련 이후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관측이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최근 한·일 갈등 국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문제 등 3각 안보 체제를 재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동시에 북측의 실무협상 의사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비건 대표는 방한 기간 중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청와대와 통일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에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일 갈등 해소 노력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은 한·미 연합훈련 종료 시점에 정확히 맞춘 만큼 북한과의 실무협상 준비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도 적잖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북한 김정은이 내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고 싶고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고 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6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말했듯이 우리는 북한과 외교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비건 대표가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추후 실무협상 일정·장소를 협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 내 전문가들은 연합훈련 직후 미·북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 대사는 16일 미국의소리 방송에 "북한은 지난 6월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회담 재개를 약속했지만 한·미 연합훈련을 핑계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북한이 (계속해서) 미국과의 외교를 닫아버릴 핑계를 찾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최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의 비핵화에 관한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거듭 밝혀 협상 진전을 향한 기대가 더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위한 한·미 양국 간 접촉도 이번 주에 시작된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한·미가 지난 3월 서명했던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당시 양측 수석대표였던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머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오는 20일쯤 서울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한다. 두 사람은 이르면 9월에 시작될 11차 SMA 협상의 구체적 일정과 회의 방식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베츠 전 대표가 18일 방한한 것으로 안다. 그의 일정은 최대한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향후 협상에서 미국은 10차 협정 협상 당시 주장했던 미 전략자산 전개 등 연합훈련 비용까지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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