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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혁신학교 때문에 기초학력 저하? “일반학교보다 학업 성장률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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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5555명 성적 변화 분석】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리포트

4개 집단별 3년 평균 비교해보니

혁신학교의 성적 향상 폭 더 커



‘혁신학교가 기초학력 저하를 이끌고 있다’는 주장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는 ‘혁신학교는 학력을 저하시키는가’ 제목의 이슈리포트를 발행했는데, 중학생 5555명의 성적을 3년 동안 분석한 결과 혁신중 학생들의 성적 향상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무엇보다도 시작점에서 학업 성취도가 비슷한 일반중, 혁신중 학생들을 묶어서 3년에 걸친 집단적 변화 과정까지 살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곧 ‘사전 동등성’을 확보한 자료를 써 오류를 피한 것이다. 지금껏 혁신학교 학생들의 성적 성취도를 연구한 결과들이 상반된 결론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개인 차이, 환경 차이 등을 무시하고 학업 성취도만을 직접 비교하는 오류를 가졌다는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박세진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원은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수집한 경기교육종단연구 4~6차 연도 자료를 분석했는데, 2015년 중학교 1학년이었다가 2017년 중학교 3학년이 된 학생 5555명이 분석 대상이었다. 이 가운데 혁신학교 재학생은 1145명, 일반학교 재학생은 4410명이다. 박 연구원은 학생들을 성적(학업 성취도)의 변화 형태에 따라 4가지 잠재적 집단으로 설정했는데, 중1 때 성적이 높고 그 뒤로도 꾸준히 향상한 집단을 ‘상위’로, 성적이 높지 않다가 급격히 향상된 집단을 ‘중위상승’으로, 성적이 높았다가 급격히 하락한 집단을 ‘중위하락’으로, 성적이 낮은 상태에서 꾸준히 향상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인 집단을 ‘하위’로 나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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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혁신학교 재학 학생들의 학업 성장이 더 높아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혁신학교 ‘상위’ 집단의 시작점 평균은 569.836점으로 일반학교 ‘상위’ 집단의 평균(558.893점)보다 약간 높았지만, 3년 동안의 평균 변화율도 16.093으로 일반학교의 평균 변화율(15.297)보다 컸다. 박 연구원은 “혁신학교 상위권 학생들의 중1 평균 성취도도 높고 학년 증가에 따른 성장도 더 큰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위상승’ 집단의 경우 변화율은 일반학교가 약간 더 컸지만, 집단의 크기는 혁신학교가 31.1%로 일반학교 12%보다 훨씬 컸다. ‘중위하락’ 집단은 혁신학교와 일반학교의 시작점이 비슷했으나, 일반학교의 성적 하락 폭이 더 컸다. ‘하위’ 집단의 경우 시작점에선 일반학교 성적이 더 높았으나, 그 뒤 혁신학교의 성적 향상 폭이 더 컸다.

이런 결과에 대해, 박 연구원은 “혁신학교가 일반학교에 견줘 학력을 저하시키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지역,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 시작점의 학업 성취도가 유사한 학생들, 즉 ‘사전 동등성’이 갖춰진 자료를 확보해 분석해야 한다”며 “그렇게 연구해본 결과, 혁신학교에서 일반학교보다 상위권과 하위권의 학업 성장률이 더 크고 중위권의 하락 비율이 낮게 나타나는 등 층위별로 고른 성장을 통해 교육 격차를 줄이는 효과가 확인된다”고 짚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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