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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잭팟'으로 불리던 '파크원', NH투자증권에 부메랑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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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NH투자증권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 파크원(Parc.1) 건설사업에 대해 최근 발을 빼려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융업체가 반드시 지켜야 할 ‘신뢰’를 저버리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기가 조만간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자들을 끌여들여 수조원에 달하는 돈을 투자했지만 불황이 계속되면서 책임을 저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당초 일정 수준의 수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부동산 투자사업에 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서울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자금 규모 2조1000억원에 달하는 파크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관했다. 금융사 중심으로 대주단을 구성해 6년여간 멈춰선 파크원 공사를 재개시켰다. 이는 증권사가 주관한 부동산 PF 중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1000억원에 가까운 수수료 수익을 얻으며 ‘잭팟’을 떠뜨렸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그런데, 내년 7월로 파크원 입주를 11개월여 남겨 놓은 상황에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오피스 공간을 채워줄 입주기업을 찾기가 어렵다. 당장 IFC몰 등 기존 오피스빌딩들은 벌써부터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입주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머니가 얇아진 기업들이 임대료가 더 싼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파크원 완공을 전후한 시기에 신규 오피스 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파크원이 대규모 공실을 안고 오픈할 수 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공실률이 높아지면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쪽은 시행사인 파크원이다. 그러나 PF를 주관한 NH투자증권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파크원에 들어설 오피스 2개 동 중 하나인 53층 규모 오피스 B동에 대해 매각 불발 시, 7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헐값 매각을 NH투자증권이 막아주는 것이라는 측면으로 볼 수 있지만 이런 상황까지 몰릴 경우 NH투자증권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본사를 매각한 NH투자증권이 파크원에 입주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회사는 2021년까지 임대계약이 남아있어 당장 결정할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주단에 참여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NH투자증권이 자금유치 과정에서 직접 입주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믿고 투자자들이 자금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NH투자증권이 곧 자금 회수의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2500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파크원 투자로 인해 NH투자증권의 PI(자기자본투자) 자금이 묶여 있다”면서 “NH투자증권은 파크원 인근 MBC 사옥 개발사업에도 뛰어든 상황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타이밍이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IB업계는 NH투자증권이 파크원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과의 신뢰가 깨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진행할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투자 유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파크원의)임차 확약을 한 적이 없다”면서 “임차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임차 확약을 할 수는 없고 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이후의 프로젝트 파이낸스가 있기 때문에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임홍규기자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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