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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우리가 방류한 바다거북, 일본·베트남까지 이동...상당수는 우리바다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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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자연에 방류한 바다거북이 일본 인근 바다에서 겨울을 나고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방류된 일부 바다거북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지역 바다까지 이동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향신문

우리나라 바다에서 방류되는 바다거북. 해양수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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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2015년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바다에서 구조되거나 인공증식된 바다거북 116마리를 자연에 방류했다. 해양생물자원관은 이 중 19마리에 인공위성추적용 발신기를 부착하고 방류된 이후의 행적을 조사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조사대상 거북 중 3마리는 일본 규슈(九州)와 오키나와(沖繩) 사이 해역에 가서 겨울을 지낸 뒤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2017년 8월 전남 여수 안도 인근에서 그물에 걸린 붉은바다거북 1마리는 그해 9월 28일 제주도 중문에서 방류됐다. 해양생물자원관의 추적 조사 결과, 이 바다거북은 그해 12월 일본 규슈 남서쪽 바다로 내려가서 살다가 이듬해 봄 우리나라 바다로 돌아와 동해 등을 돌아다니며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바다거북은 조사를 진행한 365일동안 무려 1만8873㎞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바다거북이 해류에 밀리거나 길을 잃으면서 우연히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 바다거북이 풍부한 먹이자원을 갖춘 우리나라 바다를 하나의 서식지로 여기고 찾아온다는 사실을 확인해준 것으로 평가된다.

해양생물자원관 김일훈 연구원은 “그동안 학계 등에서는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되는 바다거북은 일본 해역에서 우연히 떠밀려온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바다가 바다거북의 주요 서식지 중 하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푸른바다거북 1마리는 베트남 앞바다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바다거북에 부착한 발신기의 신호 발신 유효기간(1년)이 종료되면서 이 거북이 우리나라 바다로 돌아왔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인공증식된 어린 바다거북 중 2마리는 일본의 홋카이도(北海道) 인근 해역까지 진출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상당수 바다거북이 한국 연안에서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다가 바닷물 온도가 낮아지는 10월 이후에 일본, 중국, 베트남 등 따뜻한 해역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들 중 많은 수는 그곳에서 월동과 번식을 한 뒤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우리나라 연안 바다가 최상위포식자이면서 회유성 해양생물인 바다거북의 유용한 서식지가 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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