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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제주 제2공항 부지에 숨골만 61곳…국토부 부실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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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동굴과 숨골 합동 전수조사해야"

제주CBS 이인 기자

노컷뉴스

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서 발견한 숨골. 빗물이 숨골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사진=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공)


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지하수 연결통로인 숨골이 60여 곳이나 분포하고 있다며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0일 오전 제주시 이도동 제주참여환경연대 교육문화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서 61곳의 숨골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는 제주도내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전문가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동굴숨골조사단이 지난 7월 18일부터 8월 15일까지 제2공항 예정지를 조사한 결과로, 숨골은 빗물이 땅속에 스며들어 지하수와 연결되는 공간이다.

비상도민회의는 "국토교통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8곳의 숨골이 있다고 밝혔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산을 일대는 밭 하나마다 숨골이 있을 정도로 곳곳에 분포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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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서 발견한 숨골. (사진=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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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용암대지 위에 흙이 쌓인 곳에서 밭농사를 하기 때문에 물이 빠지는 숨골이 없으면 경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비상도민회의는 특히 "전략환경영향평가 결론대로 예정지의 숨골을 모두 메워버리면 지하수가 되어야 할 빗물을 막아 지하수 고갈은 물론 물길이 차단된 상태에서 폭우가 내리면 주변 밭과 마을에 심각한 수해를 입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또 "국토부의 동굴조사도 부실 자체였다"며 "전기 파장으로 지하의 동굴 유무를 파악하는 GPR탐사는 평평한 풀밭이나 도로 위와 같은 지극히 협소한 지역에서만 형식적으로 몇 차례 실시했을 뿐이었고 정밀조사를 위한 시추조사도 43곳만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시추한 위치의 선정 근거와 결과가 초안에 공개되지 않아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고 9만 9000㎡당 1곳을 시추했다는 것에 불과한데다 그마저도 가장 집중해야 할 활주로 부지는 3곳만 실시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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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0일 오전 제주시 이도동 제주참여환경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굴과 숨골 등에 대한 합동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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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도민회의는 이어 "꿰버덕들굴은 입구를 확인하지 못해, 이름까지도 있는 동굴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며 "진정으로 전문가라면 이런 조사를 통해 동굴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을 못할 것임에도 예정지 내 동굴이 전혀 없다는 억측을 부끄러움 없이 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에 따라 "원희룡 제주도정이 도민을 대표해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엄중하게 검증해야 한다"며 "제2공항 부지예정지 내 지역주민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또 "환경부 역시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을 어느 누구보다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제2공항 건설사업을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해 사업 예정지역에 대한 합동현지조사를 실시하고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즉시 국토부에 권고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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