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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1%인하 주장에 주목받는 美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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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출처=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미국과 중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은 미국경제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기준금리를 단기간에 최소한 1%포인트 인하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고 글로벌 경제도 현저하게 개선될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행정부 고위직 인사들이 내놓은 발언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경제는 엄청나게 좋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요약하면 미국경제는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좋은 상황이지만 기준금리는 1% 정도로 많이 인하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미국경제는 더 좋아질 수 있고 글로벌 경제도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이다.

얼핏 타당해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맥락에서 보면 해석이 상당히 달라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해온 이유는 환율전쟁 차원이었다.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약달러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중국제품의 상대적인 경쟁력을 약화시키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수출 부진으로 경기가 불안해진 중국이 주저앉기 시작했다. 성장이 둔화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다.

중국에 대한 압박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봐야 하겠지만 미국경제도 빨간 불을 켜기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

지난 7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50.4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국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2%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의외로 부진한 수치이다.

실업률은 사상 최저치고 성장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제조업분야의 둔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맞춰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가 역전함으로써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미국 민주당과 주요 언론 등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실패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당연히 내년 대통령 선거 재선을 앞둔 공화당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된 셈이다.

미국 남북전쟁 이후 재임 마지막 2년 동안 경기침체가 발생한 대통령 중 재선에 성공한 경우는 1900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 단 한 명밖에 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미국경제가 좋은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1% 인하까지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일(현지시간) 중국과 독일의 완화정책으로 인해 시장이 다소 안정되면서 달러화는 20일 현재 3주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준도 스탠스를 표명하기 어렵게 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홍콩의 반중국 시위 등의 리스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인하는 분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현 상황에 대한 판단이다. 행정부의 견해대로 하자면 미국경제가 최상의 상태지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지난달에는 보험성이라는 점을 명쾌히 했다. 이번에는 어떤 이유를 내놓고 인하 폭이 어떨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연준은 내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에 앞서 이달 22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정책심포지엄에서 강연할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의 입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이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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