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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정권 균열 노린 美… 베네수엘라 2인자와 비밀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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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대통령 장악력 약화따라 / 카베요, 정부·군부서 영향력 커져 / 트럼프 ‘정권 압박’ 해상 봉쇄 검토

세계일보

‘한 나라, 두 대통령’ 상황이 지속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이 미국과 비밀리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미국이 정권 내부의 균열을 유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권력 2인자로 꼽히는 디오스다도 카베요 통합사회주의당 대표 겸 제헌의회 의장이 지난달 수도 카라카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연결된 인사를 만났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는 둘 사이를 중재한 이 인사에게 보복의 우려가 있다며 구체적인 회동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비밀접촉은 미 행정부가 카베요를 두 국가 사이의 중요한 ‘브로커’로 보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마두로의 권력 장악력이 약화하면서 정부와 군부에서 카베요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카베요가 백악관의 중남미 보좌관인 모리시오 클래버 카론과도 접촉해 왔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

하지만 미국이 카베요를 마두로의 대체자로 세우기보다 정권 분열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카베요를 부정부패와 마약 밀매 등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마르코 루비오 미 공화당 상원의원에 대한 암살계획의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대신 카베요 카드를 통해 집권당 내부의 권력 싸움을 부추겨 마두로 정권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한 관리는 미국이 마두로 정권 배신에 대한 ‘대가’를 제시하며 다른 베네수엘라 정권 고위 관계자들과도 비슷한 접촉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베네수엘라의 해상 봉쇄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을 보내 베네수엘라에 물자가 드나드는 것을 막을 것을 주장했다고 악시오스가 이날 미국 전·현직 관리의 말을 인용해 밝혔다. 하지만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의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해군이 중국과 이란 등에 이미 증파돼 있다며 불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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