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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기고]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살아 숨쉬는 공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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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6일 부산시청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D-100 기념식’이 열렸다.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간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정상회의는 2014년 부산 해운대 벡스코(Bexco)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된 지 5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경향신문

나는 2010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까지 4회 연속 외교부 소속 준비기획단에서 공간조성 부문 자문위원을 지내왔다. 성공적인 공간은 구성과 조명, 음향장치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완성된다. 참가자들의 동선을 비롯한 기능 역시 정리해야 한다. 기술적 구성 외에 한국적 감성을 풀어내는 스토리텔링과 디자인적 요소 역시 빠질 수 없다.

2010년 G20 정상회의 당시 미국의 대표적인 전시 및 특수 이벤트 공간 전문 설계 및 시공사인 하그로브 임원들이 방한해 준비기획단과 자문회의를 했던 기억이 새롭다. 하그로브는 미국의 33번째 대통령인 해리 S 트루먼 대통령(1945~1953년)의 취임식을 시작으로 대를 물려가며 백악관의 대형행사를 도맡아 시행해온 회사다. 가장 부러웠던 것은 신뢰와 책임감을 쌓은 하나의 회사가 일관성 있게 국가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비용면에서나 시간적인 면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지난 10여년간 정상회의를 여러 차례 개최하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일관된 공간 디자인 프로세스와 현장 체크리스트 정도는 갖게 됐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지는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상회의 결과 이상으로 민간외교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부산 일원에서 열리는 행사의 하나가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 한·일 경제전쟁 탓에 외교적 대화와 경제적 대안이 절실한 때에 우리에게 아세안 10개국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아세안은 더 이상 세계 경제의 변방이 아니다. 2030년에는 세계 4위 경제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 국가들과 더욱 전략적 협업과 소통을 해나가는 데 이번 회의 공간이 최적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새삼 다짐해본다.

새로운 국가전략의 모색이 이뤄질 회의가 100일 안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행사의 성공을 위하여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수경 | 숙명여대 환경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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