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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옥수수·푹’ 통합… 초대형 OTT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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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 지상파 3사, 다른 OTT업자 차별 금지 / 시행조치 이행기간 결합일로부터 3년 / 넷플릭스 등 외국 OTT와 정면승부 예고

국내 대표적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방송 3사의 ‘POOQ(푹)’이 통합된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합병에 대해 “다른 OTT에 차별 금지”라는 조건을 걸고 승인했다. 이로써 가파른 확장세를 보이는 넷플릭스 등 해외 OTT에 맞설 초대형 ‘토종 OTT’가 다음달 출범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날 푹과 옥수수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되, OTT 시장 경쟁제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것은 합병으로 만들어지는 회사가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KBS·MBC·SBS 지상파 3사는 합작회사인 콘텐츠연합플랫폼(CAP)을 통해 각각 옥수수와 푹을 운영 중이다. 합병은 SK브로드밴드가 옥수수를 CAP에 넘기는 대신 SK텔레콤이 CAP의 지분 30%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에서 ‘유료구독형 OTT’와 ‘방송콘텐츠 공급업’ 등 2개의 시장에 대한 경쟁제한 여부를 검토했다. 영상 소비자가 돈을 내고 영상을 보는 유료구독형 OTT 시장에서는 두 회사가 결합한다고 해서 다른 사업자의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유료구독형 OTT들이 국내시장에 진입했고, 경쟁 사업자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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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정위는 방송콘텐츠 공급업 시장에서는 지상파 3사가 OTT에 방송 콘텐츠를 공급하는 수직적 관계가 형성돼 있기에 3사가 합병 OTT를 위해 다른 OTT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지상파 3사가 지난 3월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에 제공하던 지상파 콘텐츠 VOD 공급을 중단한 것도 고려됐다.

이에 공정위는 지상파 3사에 다른 OTT 사업자와의 기존 지상파방송 VOD 공급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금지했다. 현 OTT 사업자는 물론 향후 유료구독형 OTT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잠재적 사업자도 포함된다.

시정조치 이행 기간은 기업결합이 완료된 날부터 3년까지다. 이 기간 시정조치를 준수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거나 고발된다. 3년 이후에는 시정조치의 효력이 없어진다.

푹과 옥수수 합병에 따라 다음달 초대형 토종 OTT가 탄생할 예정이다.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통합법인과 서비스명은 한류(K-wave)와 파도(Wave)의 의미를 담은 ‘웨이브’로 정해졌다.

웨이브는 옥수수 가입자 1000만명, 푹 가입자 400만명을 합해 14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OTT로 등극하게 된다. 점유율 기준으로도 44.7%(2018년 기준)에 달한다.

웨이브는 빠른 속도로 국내 OTT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넷플릭스 등 외국 OTT와 정면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순 방문자는 지난 2월 말 240만2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급증했다. 여기에 월트디즈니가 오는 11월 출시할 ‘디즈니플러스’가 내년 상반기 국내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웨이브는 이들 해외 OTT와 경쟁하기 위해 지상파 3사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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