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그린란드 안 판다"는 덴마크에 트럼프 “정상회담 취소” 통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린란드를 두고 미국과 덴마크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관심을 보였던 그린란드 매입에 반대하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는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고 발끈했다.

20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덴마크는 놀라운 사람들로 가득한 매우 특별한 나라지만, 프레데릭센 총리의 발언을 보면 그는 그린란드 매입 논의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나는 2주 뒤로 예정된 우리 회담을 다른 시일로 미룰 것"이라고 적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에 있는 셸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단도직입적인 (프레데릭센) 총리 덕분에 미국과 덴마크 두 나라 모두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아낄 수 있었다"며 "그에게 감사하고 추후 또 다른 일정을 잡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덴마크와의 정상회담을 미뤄 부가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식으로 프레데릭센 총리를 비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후 미 백악관도 다음 달 2~3일로 예정돼 있던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이 모두 취소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 일정에는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과의 만찬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연기 발언은 앞서 프레데릭센 총리가 "덴마크를 팔 수 없다"고 말한 데 따른 대응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 참모에게 그린란드 매입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폭스뉴스에 "덴마크는 그린란드를 소유하고 있고, 우리의 동맹"이라며 "그린란드는 전략적 장소다. 부동산 매입을 잘 아는 대통령(트럼프)이 살펴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19일 작은 주택이 모여있는 그린란드 해안 마을에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재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들어선 합성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그린란드 매입에 노골적인 관심을 보였다. 그는 사진과 함께 "그린란드에 이렇게 하진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썼다.

이에 지난 18일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를 방문해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린란드는 덴마크 것이 아니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의 것"이라며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검토가 진지하게 논의되는 게 아니길 바란다"라고 했다.

그린란드는 북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자리 잡은 세계 최대의 섬이다. 18세기 초반 덴마크 영토로 편입됐고 지난 2009년 주민 투표로 자치권을 확대했다. 다만 외교와 국방, 통화 정책 등은 덴마크에 의존한다. 미국은 앞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집권하던 1946년 덴마크에 1억달러(약 1203억원)를 제시하며 그린란드 매각 의사를 타진했다.

[이다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