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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단독]"조국 딸 공주대 인턴 면접때, 엄마와 함께 와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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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후보 딸 , 2009년 7월 공주대에서 3주간 인턴 참여

"모집공고 보고 이메일로 먼저 참여 의사 보내왔다."

공주대, 경위 조사·교수 소명듣고 입장밝히기로

K교수, 출장을 이유로 대학 연구실 비워

“K교수가 먼저 (조국 후보자 부인과 딸에게)연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등학생이 이메일로 인턴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고 면접 때 같이 온 정씨(조국 후보자 부인)를 보고 K교수도 놀랐다고 한다.”(공주대 고위 관계자)

중앙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 종로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가족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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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2009년 7월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3주간 인턴십에 참여한 뒤 국제학술대회까지 동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조씨가 참여한 인턴십을 주도한 건 생명과학과 K교수다. K교수와 조씨 어머니인 정모(57·동양대 교수)씨는 서울대 재학시절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한 사이로 알려졌다.

공주대에 따르면 K교수는 2009년 7월 대학 홈페이지 등에 ‘프로젝트에 참여할 학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이를 본 조씨가 K교수에게 자신의 이력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왔다. 이메일을 확인한 K교수는 조씨가 영어를 잘하고 생명공학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판단, 면접을 보기로 했다. K교수는 면접장에 모녀가 같이 들어와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됐다고 한다. K교수는 대학을 통해 “면접 전까지 조씨의 어머니가 정씨인 것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조씨는 인턴십을 마칠 무렵인 8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에 참가, 연구에 참여했던 2명의 학생(대학원생)과 함께 직접 발표에 나섰다. 그는 3주간의 인턴십과 학술대회 참가를 자신의 이력에 포함했다. K교수는 조씨가 3주간 인턴십을 하면서 성실하게 일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공주대는 조씨의 이름이 오른 문서가 ’논문’이 아닌 ‘요약발표문’이라고 강조했다. 조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논문과 달리 학술지 등에 등재가 되지 않았고 일본에서 열린 국제학회 때 게시된 요약발표문에만 조씨의 이름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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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2009년 7월 3주간 인턴과정에 참여시킨 공주대 자연과학대 K교수 연구실. K교수는 21일 출장을 이유로 연구실을 비웠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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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교수가 고등학생 신분에다 과학고가 아닌 외국어고 학생을 인턴십에 참여시켰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주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K교수에게 소명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공주대 관계자는 “교수들이 프로젝트나 실험·연구를 진행할 때 고등학생이 참여하겠다고 연락하는 경우가 있다”며 “대다수의 교수는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을 선호하지만, 권한은 교수에게 있기 때문에 이유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씨 특혜 논란과 관련, 공주대 전·현직 교수들과 자연과학대 학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공생조차 논문이나 발표문에 자신의 이름 한 줄을 넣기 위해 연구실에서 살다시피 하는 데 3주의 인턴십을 거친 고등학생이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고 발표에도 직접 나선 게 이례적인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원한 공주대 전 교수는 “조씨 모녀가 K교수가 공주대에 재직하는 것을 알고 인턴십에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연과학대학에서 만난 대학생은 “조씨 관련 뉴스를 들었다. 힘없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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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무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2009년 7월 공주대에서 3주간 인턴십에 참여하던 중 일본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발표된 요약발표문에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사진 공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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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2005~2006년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다 귀국한 뒤 2007년 한영외고에 입학했다. 2010년 3월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했고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공주대는 K교수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조씨를 인턴십에 참여시켰는지, 요약발표문에 조씨의 이름을 올린 게 문제가 없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K교수로부터 직접 소명을 듣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이른 과정을 거쳐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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