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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韓·이스라엘 FTA 타결…중동 진출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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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이 이스라엘 예루살렘 오리엔트호텔에서 21일(현지시간) 진행된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공동선언식`에서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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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FTA 영토를 중동으로 확대했다. 2016년 중미 5개국과 FTA를 체결한 이후 3년 만에 새로 맺는 FTA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회담을 열어 FT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2016년 협상을 시작한 이후 3년 만이다. 양국의 비준을 거쳐 내년 상반기 발효되면 정부의 18번째 FTA가 된다. 2004년 한·칠레 FTA 이후 현재까지 FTA 17건(58개국)이 체결됐다.

한국과 이스라엘 교역 규모는 지난해 27억1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14억4800만달러로 중동 전체 수출액(216억8800만달러) 대비 6.7% 수준이다. 교역 규모는 작지만 한국산 자동차는 이스라엘 수입차 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기록하고 있고 주요 수입품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으로 양국 간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자동차, 섬유, 화장품 등이 주요 수출품이고 반도체 장비 등 하이테크 품목이 주요 수입품이라 상호 보완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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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스라엘 FTA가 발효되면 이스라엘 수출액 중 97.4%에 달하는 품목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전체 이스라엘 수출액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자동차 관세가 7%에서 무관세로 바뀐다. 현재 이스라엘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 점유율은 15.5%에 달한다. 자동차 부품(7%), 섬유(6%), 화장품(12%) 등 주요 수출품 관세도 모두 사라진다. 이스라엘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전자응용 기기 등에 대한 관세는 최대 3년 이내 철폐될 예정이다. 자몽(30%)은 7년, 복합비료(6.5%)는 5년, 의료기기(8%)는 최대 10년 내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국내 민감 품목인 쌀, 고추, 마늘 등 일부 농수축산 품목은 기존 관세가 유지된다.

서비스·투자 분야는 네거티브 자유화 방식을 도입해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협정 이상의 개방에 합의했다. 기존 한·이스라엘 투자보장협정을 대체하는 투자 보호제도가 마련됐고 이스라엘 유통·문화콘텐츠 서비스 시장이 추가로 개방됐다. 지난해 기준 이스라엘의 한국 투자는 1억4600만달러, 한국의 이스라엘 투자는 5700만달러다. 한국 주재원들은 고용 허가 시 1년마다 연장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2년으로 늘어난다.

최대 체류기간도 현재 63개월에서 조건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도록 완화됐다. 원산지 규정에서도 향후 개성공단 재개를 감안해 역외 가공으로 허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이스라엘이 1967년 이후 점령한 가자지구 등은 FTA 적용 대상에서 배제됐다.

이번 한·이스라엘 FTA는 중동에 처음 진출하는 것과 동시에 이스라엘이 아시아 국가 중 처음 체결한 FTA란 점에서 일본, 중국 등에 비해 이스라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품목 수 기준 자유화율이 한국 95.2%, 이스라엘 95.1%에 달해 양국 간 교역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에서 강점을 지닌 이스라엘과 FTA를 통해 산업적 시너지도 예상된다. '창업국가'로 불릴 만큼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달된 이스라엘인 만큼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력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동안 양국 간 기술협력 기반이 됐던 한·이스라엘 산업기술연구개발기금도 현재 연간 200만달러에서 400만달러로 2배 증액되면서 산업기술 공동 연구개발(R&D)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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