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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조국 딸 '특혜입학' 논란…중대한 하자 없어 입학 취소 안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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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1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씨의 대학 ‘특혜입학’ 논란이 뜨겁다.

고려대는 지난 21일 조 후보자의 딸이 “학교 규정상 ‘입학 사정을 위해 제출한 전형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절차를 거쳐 입학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원내행정기획실의 브리핑 자료 ‘팩트브리핑 43호’를 보면 조 후보자의 딸은 2010년 고대 이과계열 수시 입학 당시의 ‘세계선도인재전형’ 선발에 따라 합격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서울 한영외고 재학 당시 제1저자에 올라 대한병리학회에 등지댄 논문이 입학 또는 입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는 게 이 자료의 골자다.

실제로 조 후보자의 딸은 입시 당시 이 논문의 원문을 제출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입을 위한 자기소개서에 논문 등재 사실을 적시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조 후보자의 딸이 2015년 의학전문대학원 수시전형 합격과 관련, 부산대 측은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은 입시에서 평가된 적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자료와 부산대의 설명에 따르면 특혜입학 논란은 조 후보자의 주장처럼 사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나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도 “논문 작성과정에서의 특혜나 입시 부정은 없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확인된 바 없는 것을 기정사실로 공격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지나치게 공세를 편다는 건 사법개혁을 막겠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다만 조 후보자 딸이 입시에 유리한 전략적인 행보로 필기시험 한번 없이 외고에 입학해 명문대에 이어 의전원을 거치는 등 이른바 ‘금수저 전형’을 밟아와 평범한 서민들에게 큰 허탈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특히 논문 1저자 등재 당시 비전공 고교생이던 조 후보자의 딸이 단 2주간의 인턴 실습으로 이 같은 성취를 이룬 데 대해 ‘자격이 없다’는 비판도 계속 제기될 전망이다.

◆대학가,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도…처음 제안자 추진 포기

앞서 조 후보자 딸의 특혜입학 의혹이 제기된 뒤 고려대의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제2의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랐다.

‘촛불집회’ 제안자는 “이화여대에 최순실의 자녀 정유라가 있었다면 고려대에는 단국대 의대에서 실질적인 연구를 담당했던 연구원들을 제치고 고교생으로 2주라는 단기간에 실험실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고 이를 통해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조국의 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부정함이 확인되면 조국 딸의 학위도 마땅히 취소돼야 한다”며 고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을 상대로 호소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부정 입학을 했다는 사실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이 제안자는 이후 돌연 집회 추진 포기 의사를 커뮤니티에서 밝혔다.

이 제안자는 “현재 타대학 로스쿨 학생 신분”이라며 “법무부 주관의 변호사 시험을 응시해야 해 무서움에 비겁하지만 제 차원에서의 집회 개최는 접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고대 학생들은 집행부를 결성해 예정대로 오는 23일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알렸다.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 학생들도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다.

◆‘조국 딸 고려대 졸업 취소시켜 달라’는 국민청원 요건 위배, 비공개 처리

조 후보자 딸의 부정입학 의혹을 거론하면서 ‘고려대 학위를 취소해달라’는 취지로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의 글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논란은 분명하지만 부정 입학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측은 “허위사실·명예훼손 등에 해당하는 청원은 관리자 재량으로 비공개 처리할 수 있다”며 “이 청원은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을 충족했지만, 청원 요건에 위배돼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개인정보와 허위 사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으면 관리자가 임의로 글을 삭제하거나 숨길 수 있다.

◆해소해야 할 의혹도..

한편 조 후보자의 딸을 둘러싸고 추가로 해소해야 할 의혹도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을 연구논문 1저자로 올린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는 지난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1저자로 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고대 입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 논문의 원문 제출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고대 측은 “당시의 본교 사무관리 규정에 준하여 5년이 지난 자료는 모두 폐기해 관련 자료의 제출 여부 및 내용은 현재 확인이 불가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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