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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홍콩 시위 참여한 중국 인권변호사, 귀국 직후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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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변호사, 18일 홍콩 시위 영상, 중국 웨이보에 생중계

마지막 영상에서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인권단체 “정부, 변호사 실격 통해 인권변호사 탄압”

지난 18일 홍콩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참가, 시위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중국인 인권변호사가 귀국하자마자 실종됐다.

중앙일보

첸치우스 중국 변호사가 20일 홍콩 국제공항에서 올린 마지막 영상. [웨이보 캡쳐]



22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첸치우스(陈秋实ㆍ33) 중국 변호사는 지난 주말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20일 중국 베이징으로 돌아간 뒤 연락이 끊겼다. 그는 자신이 촬영한 3~4건의 시위 영상을 웨이보(微博ㆍ중국 트위터)와 유튜브에 올렸는데, 그의 웨이보 계정 또한 폐쇄된 상태다.

첸 변호사는 귀국 당일인 20일 오후 홍콩 국제 공항에서 마지막 영상을 올렸다. 홍콩 인권단체에 따르면 그는 이 영상에서 “나는 지금 모두에게 내 변호사 자격증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더 이상 변호사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경찰과 변호사협회의 압력으로 홍콩 여행을 중단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했다. 본토로 돌아간 뒤 자신에게 닥칠 상황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누군가 내게 (홍콩에 체류한) 3일이 3년간의 (변호사) 경력을 무너뜨릴 가치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고 내 행동에 대한 결과는 내가 책임질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최근 홍콩 시위의 폭력성을 거론하며 시위가 홍콩 경제와 안정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SCMP는 첸 변호사가 “중국 언론 보도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고, 스스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홍콩에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첸 변호사는 2014년 중국 전역에 방송된 전국 연설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중국 내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지속적으로 웨이보에 자신의 정치적 생각을 올려왔다.

도리안 앰네스티 홍콩 지부 담당자는 “중국의 인권 변호사 탄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홍콩 시위에 참여하는 중국 변호사는 찾아볼 수 없다”며 “첸 변호사는 과거에도 정치적 발언 때문에 중국 정부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었다”고 했다.

홍콩 휴먼라이트와치(human right watch)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인권 변호사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그들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시키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사용해 왔다”며 “홍콩 시위에 참여한 다른 중국인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인지도가 낮아 처벌 받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SCMP는 중국 내 인권운동가인 쉬즈한(须知韩)이 첸 변호사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인 사이먼 정은 지난 8일 중국 선전의 한 비즈니스 회의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연락이 끊겼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사이먼 정이 중국 치안관리조례처벌법 위반으로 선전 경찰에 체포돼 15일의 행정구류에 처해졌다"고 밝혔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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