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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중소 팹리스의 외침 “시스템반도체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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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팹리스 “대기업 기술탈취 방지, 상생협력 필요”

칩 개발에 3년·10억 소요…“정부 지원 대폭 확대해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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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의 직접 영향을 받는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에서도 대-중소기업의 공정거래질서 확립 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기업이 설계부터 생산까지 담당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공정별로 분업화가 되어있는 만큼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포스트타워에서 제1회 중소벤처기업 미래포럼을 열고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기회와 육성방안’을 주제로 업계·전문가·투자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시스템반도체는 제어·변환·가공 등 여러 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것으로 팹리스(시스템반도체 설계)-디자인 하우스(설계 최적화)-파운드리(칩 생산) 등의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팹리스는 설비투자 부담이 적어 중소·벤처기업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중기부는 미래 선도형 3대 신산업으로 시스템반도체·미래형 자동차·바이오헬스 분야를 꼽고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참석한 시스템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의 공정거래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포럼에 참석한 반도체 장비 업체 주성엔지니어링의 최민구 부사장은 “대기업이 고객에서 경쟁사로 변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마련과 함께 의식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최 부사장은 “(중소 팹리스에 발주한) 대기업이 이 회사의 사업이 괜찮으면 ‘내가 하면 어떨까’ 하면서 치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대기업이 고객에서 경쟁사로 변하는 것”이라며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인 규제와 함께 의식변화로 이어지게 신경 써야 한다. 기술탈취에 대해서도 공정거래 차원의 제도 보강과 감시 등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이 고객에서 경쟁사로 뛰어들면 중소 팹리스 기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결국 중소업체의 도산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소 팹리스기업 캔버스바이오 김산 이사는 국내 대기업이 팹리스 업체를 인수한 사례를 들며 “고객사인 대기업이 고객이 아닌 경쟁사가 된 상황에서 (중소 팹리스는) 수요도 없는데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이는 매출과 이익감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시스템반도체 활성화를 위해 한국 반도체 생태계를 다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에 장시간이 걸리고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 시스템반도체 특성상 정부지원이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는 업계의 주문도 있었다. 송봉선 큐버모티브 이사는 “시스템반도체는 아무리 저렴한 제품을 만들어도 개발 기간 2~3년에, 제품화하면 1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대기만성형’”이라며 “현재 중소기업 지원사업들은 1년 1~2억원 지원 정도인데, 시스템반도체에 대해선 2~3년에 10억~20억원으로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보선 엠데이터싱크 이사도 ”중소 팹리스의 열악한 상황 중 하나가 자금 지원 부족이다. 중기부가 업체 규모가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규 팹리스를 발굴하고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박영선 장관은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소 팹리스를 발굴하여 집중 지원한다면 이미 인정받은 반도체 기술력, 기업과 미래세대의 열정으로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며 “각계 제안을 시스템반도체 중소벤처기업 지원정책 수립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인공지능(AI)과 바이오헬스, 미래차 분야에 대한 포럼도 올해 안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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