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청와대, “지소미아 연장 국익에 부합하지 않아”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정부는 한일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GSOMIA)’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경로를 통하여 일본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소미아는 협정을 맺은 국가 간에 군사 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국가 간 정보 제공 방법과 정보의 보호, 이용 방법 등을 규정한다.
한국은 일본과 지난 2016년 11월 23일 지소미아를 체결했다. 1급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직접 공유한다. 한국은 북·중 접경 지역 인적 정보를 일본에 공유하고, 일본은 첩보위성이나 이지스함 등에서 확보한 정보 자산을 한국에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단위로 연장되며 90일 전 연장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두 나라가 별도의 파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1년씩 자동 연장된다.
이번에 한국이 지소미아 폐기를 결정함에 따라오는 24일까지 그 내용을 일본에 통보해야 한다.
한국의 지소미아 폐기 결정은 경제보복을 감행한 일본과 민감한 군사 정보를 교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김 차장도 브리핑에서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8월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간 신뢰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군(일명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간 안보협력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지소미아 파기 이유를 밝혔다.
일본 NHK 방송이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긴급 속보로 전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
◆日 언론, “한일갈등이 안보 분야로 확산돼”
일본 언론은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속보로 긴급 보도했다.
NHK와 교도통신은 22일 우리 청와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내용을 긴급 보도했다. NHK는 속보를 통해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 없이 파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수출 관리 지원 대상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자 한국에서는 이에 맞서 지소미아 파기를 요구하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한국의 협정 파기로 한일갈등이 안보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소식을 전하며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는 가운데 한미일 안보 협력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한국 측에 협정 (연장을) 계속 요구해왔다”며 안보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일본은 연장을 결정했지만 한국이 파기를 결정함에 따라 협정 종료 여부가 확실해졌다”며 “미국도 협정이 종료될 경우 한·일 관계의 추가 악화에 가세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 등을 둘러싼 한·미·일 공조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연장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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