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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지소미아 파기에 충격받은 日 고노, 한밤중 한국 대사 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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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7월 19일 일본 외무성에 초치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가 고노 외상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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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GSOMIAㆍ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하자 일본이 늦은 밤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한밤 중 대사를 초치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큰 충격을 받은 일본 정부가 불만을 강하게 표명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 풀이된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은 이날 밤 9시30분께 외무성으로 남 대사를 불러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고노 외무상은 이날 "나는 한국 정부가 협정을 종료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현재 지역의 안보 환경에 대한 완전한 오판이고 그것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이번 발표 내용 중 안전보장의 문맥에서 협정(GSOMIA) 종료 결정과 일본의 수출관리 운용 수정(무역 규제 강화)을 관련지었다"며 "하지만 두 가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로, 한국 측의 주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 정부에 단호히 항의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을 포함해 한국 측이 극히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어서 상당히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계속해서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남 대사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잘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남 대사는 본관 정문이 아닌 다른 문을 통해 외무성 건물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정문 인근에 모인 취재진은 대사를 만나지 못했다.

일본 정부가 밤 늦은 시간 남 대사를 초치한 것에 대해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일본 정부와 협의를 통해 정한 경로로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일본은 이날 오후 6시20분쯤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마치고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하자 "극히 유감"이라는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 내부와 언론들에서는 지소미아 파기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예상과 다른 결정이 나오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6시 30분쯤 총리 관저 퇴근길에 만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또 일본 방위성 고위관계자는 NHK에 "믿을 수 없다. 한국은 도대체 어떻게 가려고 하는가. 정부로서는 앞으로 대응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소식을 속보로 전하고, 생방송으로 서울 특파원을 연결해 현장 분위기를 살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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