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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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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난민선 선장 '파리 명예 메달' 거부…"파리市 자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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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펼쳐 온 독일 선장이 프랑스 파리시(市)가 주는 '명예 메달'(그랑 베르메이·Grand Vermeil) 수상을 거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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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에서 난민 구조활동을 펼쳐온 독일 난민구조선 선장 피아 클렘프 [시워치 홈페이지 캡처]



독일의 민간 난민구조 단체인 시 워치(Sea Watch) 등의 선장으로 일해 온 피아 클렘프(36)는 2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메달은 필요 없다"며 파리시의 메달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CNN방송이 22일 보도했다.

그는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을 향해 "파리 경찰은 당신이 거리로 내몬 사람들의 담요를 빼앗고 있다"면서 "이민자와 망명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나선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내게 메달을 주려는 것은 위선"이라고 꼬집었다.

국제 인권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지난 2017년 성명을 내고 파리 경찰이 난민과 이민자들로부터 담요를 빼앗고, 그들의 해산을 위해 최루탄을 쏘는 등 난민들을 열악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파리시는 지난 달 지중해에서 난민의 목숨을 구하는 데 헌신한 독일 출신의 두 여성 선장, 클렘프와 그의 동료 카롤라 라케테(31)를 파리시 최고 훈장인 명예 메달 수상자로 선정했다.

라케테는 이탈리아 정부의 입항 금지 명령을 어기고 구조선에 난민을 태운 채 지난 6월 람페두사 섬에 진입했다가 체포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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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난민구조선 '시워치 3'
[EPA=연합뉴스]



파리시 국제담당 파트리크 클루그만 부국장은 두 사람의 수상 소식을 발표할 당시 "유럽 정부들이 (난민 문제에 대해) 늑장을 부리고 있을 때 SOS 지중해나 시워치 같은 단체들이 우리를 자랑스럽게, 또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케테와 클렘프는 이러한 싸움의 상징이자, 파리가 지키고자 하는 유럽의 가치를 대표한다"며 상의 취지를 설명했다.

클렘프의 수상 거부 소식을 접한 클루그만 부국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친애하는 클렘프, 당신이 가진 걱정과 우려는 정당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파리에서 새롭게 도입한 이주민 관련 정책을 소개하고 싶다며 "함께 싸워나가자"고 덧붙였다.

한편, CNN방송은 이탈리아에서 불법 난민 지원 혐의로 기소된 클렘프가 유죄로 판명될 경우, 길면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클렘프는 2017년 난민선 유벤타호에 구조된 난민을 태우고 람페두사 섬에 입항했다가 이탈리아 당국에 배를 몰수당한 뒤 기소됐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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