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김현종 “日, 韓 자존심 훼손할 정도로 무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외교적 노력에 ‘거부’ 넘어 ‘결례’ 범해” / ‘종료 결정 美와 소통’ 기존 입장 반복 / 긴밀 협의 아닌 ‘단순 상황공유’ 분석

세계일보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과정에서 미국과 ‘소통’을 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표명한 실망감은 미측 희망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실망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도 했다. 청와대가 말하는 미국과의 ‘긴밀한 소통’이 실은 동맹국 간의 긴밀한 협의보다는 단순 ‘상황 공유’를 지칭하는 데 불과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 동맹이나 한·미·일 관계에는 영향이 없음을 누차 강조했다. 김 차장은 특히 “정부는 각급에서 미국과 긴밀히 소통·협의하며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며 “양국 국가안보실(NSC) 간 이 문제로 7∼8월에만 총 9번 유선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또 “예컨대 미 백악관 NSC와 거의 매일 실시간으로 소통했고, 지난달 24일 백악관 고위 당국자의 서울 방문 시에도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23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담은 외교부 공문을 받은 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김 차장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정을 설명하며 대일 외교에서 쌓인 감정적 앙금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김 차장은 “우리로서는 진심으로 편견 없이 일본과 강제동원(징용)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었고, 이러한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단순한 ‘거부’를 넘어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의 무시로 일관했으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외교가에선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둘러싼 우리 정부의 결정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소통이 전혀 안 된 점이 고스란히 노출됐고, 감정적 언사로 지소미아 종료과정을 설명하면서 냉철한 판단이 결여된 듯한 인상을 대외적으로 주고 있다는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면밀하게 상황관리하고 점검 보완하겠다”며 “(지소미아 종료결정으로) 목표성장률을 조정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엇다. 다만 그는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2.4% 정도의 성장 목표를 제시했는데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로 글로벌 하방 경직성이 확대되는 양상 속에서 목표치를 달성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세종=안용성 기자 hjunpar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