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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2019 부산국제광고제 폐막…올해의 그랑프리는 ‘백지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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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편 출품작 중 545편 수상

레바논 최대 일간지, 백지 신문으로 내각 구성 촉구

버거킹, 경쟁사 맥도날드 이용해 앱 다운로드 유도

韓선 시각장애인 위한 스마트 기기 광고가 그랑프리 수상

이데일리

‘2019 부산국제광고제’에서 공익부문 올해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임팩트 비비디오의 ‘블랭크 에디션’ 중 일부. (자료=부산국제광고제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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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세계 60개국, 2만편의 광고가 창의력을 겨룬 ‘2019 부산국제광고제’가 폐막했다. 올해의 공익광고 그랑프리는 레바논 정부의 내각 구성 협의를 이끌어낸 ‘블랭크 에디션(The Blank Edition)’이 차지했다. 상업광고 그랑프리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버거킹의 ‘와퍼 디투어(The Whopper Detour)’에게 돌아갔다.

부산국제광고제 조직위원회는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부산국제광고제 시상식과 폐막식을 진행하고 총 2만 645편의 출품작 545편이 수상했다고 이날 밝혔다.

최고의 두 작품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그랑프리 중 공익광고 부문은 아랍에미리트 임팩트 비비디오(Impact BBDO)가 만든 블랭크 에디션이 수상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총선 이후 정쟁으로 정부를 구성하지 못한 레바논의 정치적 교착상태에서 시작했다. 다수의 매체를 소유하고 있던 레바논 정치인들은 언론을 이용해 교착 상태를 이어갔다.

이에 레바논 내 최대 일간지인 ‘안 나하르(An Nahar)’는 정부 구성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1면 상단 기사를 포함한 모든 지면을 공백으로 처리한 블랭크 에디션을 발간했다. 또 안 나하르는 레바논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원하는 바를 적은 신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에 업로드해 정부 구성 활동을 촉진하도록 했다.

이 캠페인은 전 세계 100여개의 매체를 통해 확산됐다. 이에 따른 매체 노출 효과는 5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정적으로 이 캠페인은 올해 초 레바논의 정부 내각 구성을 위한 협의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했다.

이번 광고제의 미디어 부문 심사위원장인 테드 림(Ted Lim) 덴츠 아시아퍼시픽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는 블랭크 에디션에 대해 “기사가 없는 신문은 결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지만 사회적 맥락이 중요하다”며 “위험할 수 있는 시도였지만 사회적으로 적합한 상황을 갖고 있었으며 접근방식이 창의적이고 가치가 큰 캠페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올해의 그랑프리 상업광고 부문은 미국 FCB 뉴욕(FCB New York)의 와퍼 디투어가 수상했다.

버거킹은 주문 기능을 탑재하고 새롭게 출시한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를 유도하기 위해 자사보다 점포가 2배 많은 맥도날드를 이용했다. 버거킹 앱을 설치하고 맥도날드 DT(드라이브스루)점에 가면 버거킹 모바일 앱에서 단돈 1센트에 버거킹의 대표 제품인 ‘와퍼’를 주문할 수 있게 했다.

캠페인 후 버거킹 앱은 48시간도 안 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제치고 양대 앱스토어에서 모두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판매된 총 판매 가치는 캠페인 기간 동안 3배 증가했다. 캠페인 이후에도 모바일 판매는 예전의 2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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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부산국제광고제’에서 상업부문 올해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FCB 뉴욕의 ‘와퍼 디투어’ 중 일부. (자료=부산국제광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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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션 부문 심사위원장인 조안나 몬테이로(Joanna Monteiro) FCB 브라질 CCO는 “와퍼 디투어는 광고산업에서 원하는 모든 요소가 들어있는 캠페인이기 때문에 심사위원장 만장일치로 그랑프리에 선정됐다”며 “아이디어는 간단했지만, 여러 플랫폼을 한번에 이용하는 방식으로 놀라운 광고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그랑프리 수상작 두편에 상패와 상금 1만달러가 수여됐다.

올해의 광고대행사는 제일기획 홍콩이 수상했다. 올해의 네트워크는 비비디오(BBDO), 올해의 광고주는 나이키(NIKE)가 수상했다. 이밖에 부문별 그랑프리 12편, 금상 60편, 은상 135편, 동상 188편이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수상작을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는 태국으로 65편에 달한다. 2위는 59편을 받은 호주가 뒤를 이었다.

한국에선 총 35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서비스플랜코리아가 출품한 ‘닷 미니(Dot Mini)’가 인터렉티브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밖에 제일기획의 ‘레드씻(Redceipt)’, 이노션의 ‘조용한 택시(The Quiet Taxi)’ 등이 금상을 받았다.

한국 작품 중 유일하게 그랑프리를 수상한 닷 미니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문자 정보만 입력해도 모든 자료를 점자 형태로 구독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기기에 대한 광고다.

한편, 이날 조직위원회는 오는 2020년 부산국제광고제의 주제를 ‘re:ad(리:애드)’로 발표했다.

최환진 부산국제광고제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는 의도적인 활동으로 인식됐던 광고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고 재정의하고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해 이 같이 선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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