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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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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이야기 시즌2] 정약용이 산 적 없는 '다산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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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사진=경기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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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의 다산신도시는 지명만 놓고 보면 다산(茶山) 정약용의 생가와 무척 가까워보이는 지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에서 실제 정약용 생가까지 거리는 18km가 넘는다. 정작 진짜 생가가 위치해있는 남양주시 조안면은 상수도 보호를 위해 전체 면적의 80% 이상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설정돼있어 신도시가 생길래야 생길 수가 없는 지역이다.


이보다 더 큰 아이러니는 실제 다산 정약용은 살아생전에 남양주 태생도 아니었다는 점이다. 정약용 생존 당시 조안면은 남양주시의 전신인 경기도 양주군(楊州郡)이 아니라 경기도 광주시의 전신인 광주군(廣州郡)에 속해있었다. 실제 이곳이 양주군에 편입된 것은 구한말인 1906년이었고, 남양주 자체도 양주군에서 분할된 것이 1980년이라 다산과 인연을 맺은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지역주민들에게 다산이란 이름은 매우 상징적이며 소중한 지명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남양주시가 이 다산이란 지명을 바꾸려다가 한차례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남양주시에서 지역 문화시설인 다산아트홀의 명칭을 '사암(俟菴) 아트홀'로 바꾸고, 신도시 이름은 물론 행정구역인 다산동 이름까지 사암동으로 교체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다. 2009년 신도시 개발 첫 삽을 뜰 때부터 쓰던 지명을 갑자기 바꾸겠다고 하자 주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며 대대적으로 반발했던 것.


남양주시 측에서는 원래 정약용이 즐겨쓰던 호가 다산이 아니라 사암이므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다산이란 이름은 지켜졌다. 정약용이 생전에 쓰던 호는 다산 외에도 50개가 넘지만 가장 유명한 호가 다산이며, 지역의 상징으로 지켜져야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진 결과였다.


지명논란을 넘어선 현재 다산신도시는 서울과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분양이 더 활발히 전개될 전망이다. 서울지하철 8호선 연장구간이 2022년 개통 예정이고, 바로 옆에 또다른 남양주 내 신도시인 왕숙신도시와 연결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남양주 아파트값은 이달 들어 4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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