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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외국인 단기채 대량매도..인하폭 감안한 레벨부담과 이익실현, 그리고 재정거래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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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외국인이 27일 단기채권을 대량으로 팔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이번주 금통위 금리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외국인은 국고채와 통안채를 2조원 가량 순매도했다.

금요일 금리결정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선 상당히 혼란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 외국인 단기물 대량 매도와 꼬인 수급 인식

A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외국인이 단기물을 대거 팔았다. 일단 단기 쪽 수급이 꼬였다"면서 "크레딧 수급도 좋지 않다. 최근 국고채, 통안채 단기물 금리를 크게 뺐는데, 거래 안 되던 것들을 토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포지션 조정을 하는 듯하다. 그간 금리가 빠져 먹을 만큼 먹었으며, 재정거래 정리 욕구도 작동하는 것같다"면서 "사실 조정이 좀 필요하긴 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오늘은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짧은 채권을 던지는 게 길을 끌었다. 다만 선물을 적극 팔지는 않고 단기물 매도에 힘을 줬다는 게 포인트"라고 밝혔다.

■ 금리, 환율 레벨 감안한 이익실현

이런 가운데 지금의 금리 레벨과 기준금리 전망을 감안할 때 이익 실현 욕구가 커졌을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C 증권사 딜러는 "일단 외국인이 이익실현을 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기준금리 전망을 감안할 때 추가로 강해질 룸에 대한 의심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 쪽도 룸이 없다고 본 듯하다. 미중간 더 큰 충돌을 기대할 것이냐, 아니면 부딪혔을 때 만족하고 나올 것이냐에 대한 고민도 커졌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현재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2차례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레벨 부담을 감안할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D 은행의 한 딜러는 "지금 환율 레벨을 감안할 때 금요일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어렵다"면서 "달러/원 1100원대 중반이라면 연속 인하도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은 환 때문에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의 예상대로 1~2명 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뒤 10월 인하가 자연스럽다. 그 와중에 차익실현에 대한 생각들이 떠오른 것같다"면서 "10월 인하는 당연해 보이는데, 그 이후의 금리결정은 내년에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를 2번 반영하고 연말을 넘기기엔 불확실성이 크다. 투자자들의 캐피탈 게인이 많이 난 상황에서 금통위로 가면서 차익실현이 나올 수 있다. 향후 연말 전에 수익 확정에 대한 유혹이 강해질 것이다. 앞으로 8~10월 금통위 사이 어떤 레벨에서 좋은 수익을 확정하느냐의 게임이라고 본다. 국고3년이 저점 대비 7~8bp 올랐지만, 여전히 1.1%여서 10월에 인하를 해도 역캐리다. 오래 머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번 주 금리인하를 기대하긴 어렵고 연내 1번 인하를 해서 기준금리를 1.25%로 낮춰도 역캐리"라며 "여기서 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재정거래 정리 등도 작용했을 것 추정들도

이런 가운데 외국인이 재정거래를 만기 전에 정리하려고 하거나 FX스왑 시장 분위기 등을 감안해 미리 팔고 있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F 은행의 한 스왑딜러는 "외국인의 갑작스런 단기물 대량 매도 이유를 파악 중에 있다"면서 "그동안 상황을 보면 결제일을 여유롭게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엔 T+2라서 재정거래와 엮여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거래 물량들을 만기 전 털고 있을 수도 있다. 템플턴 보유 종목들도 있다"면서 "상황을 더 봐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짧은 쪽은 단기 FX스왑 수요와 맞물려 있는데, 그만큼 스왑 롤이 안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9월엔 한미간 단기금리 변동이 상이해질 수 있는 변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이 1200원대 있으니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도 들었는데, 그것 치고는 환율이 크게 못 올라가는 느낌이다. 달러로 바꿔서 나가기도 어렵다"면서 "이런 정황을 감안할 때 헤지해서 들어왔던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 같다. 9월 분기말을 앞두고 재정거래로 들어왔던 물량들을 정리하는 듯하다"고 풀이했다.

다른 딜러는 그러나 "가격부담이 상당한 레벨에서 간만에 숏재료에 크게 반응하는 장세로 보인다. 며칠 전 MBS 미매각발 금리 상승이나 이날 외국인의 단기물 위주 매도세에 따른 추가 조정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CRS 시장에 특이사항이 없고, 달러/원 환율도 하락 중"이라며 "환 시장 내 특이점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채권시장 자체적인 조정 흐름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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