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통위 연속 인하 어렵다는 관점과 소수의견에 대한 견해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금융신문


내일 금통위 금리결정회의에선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1.5%에서 동결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았을 때를 제외하면 기준금리가 연속해서 인하되는 경우는 없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IT버블 붕괴 때와 같은 비상 사태를 제외하면 금통위는 연달아서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

또 환율이 고공행진을 벌이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거시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일각에선 낮은 물가, 낮은 성장률, 미중 갈등, 한일 갈등 등 대내외적 상황이 '위기에 준한다'면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는 금리 인하나 시장금리 하락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예상보다 먼저 움직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 금리인하 기대 꽤 있지만 다수 의견은 동결..혹시 인하되면 채권시장은 랠리

코스콤 CHECK의 설문조사를 보면 설문에 참가한 793명의 금융시장 관계자들 가운데 451명(65.1%)이 금리 동결, 230명(33.2%)이 25bp 인하를 예상했다.

금리 동결 전망이 2배 가량 많은 것이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지만 우선 경험적으로 연달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또 지난 7월 금리 인하 당시도 의견이 대립된 상황이었다. 당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하에 대해 놀라기도 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7월 인하는 약간 서프라이즈 성격이 있었다. 당시 인하보다 동결 예상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한은이 예상보다 미리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한은은 선제 대응한 뒤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국면"이라며 "흔히들 얘기하는 8월 인하보다는 10월이나 11월 인하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채권 딜러들은 주로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다 보니 혹시 연속 인하가 단행된다면 시장금리가 다시 한번 빠르게 빠질 수 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리 동결과 함께 1명 정도의 인하 소수의견이 있을 수 있을 듯하다"면서 "만약 예상과 달리 금리가 인하되면 시장금리는 20bp는 내려올 듯하다"고 말했다.

■ 동결 가정시..소수의견 수에 따라 시장 반응 달라질 수도

시장에선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예상이 강한 편이다. 가장 비둘기 성향이 강한 조동철 위원이 이번에도 금리 인하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C 은행의 한 딜러는 "이번 금통위는 인하를 주장하는 1,2명의 소수의견 속에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컨센서스"라며 "금통위는 10월 정도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이번 회의 이후 시장은 눈치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금리들이 기준금리를 2번 가량의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10월 정도 금리가 인하되기 전에 차익실현을 하면서 이익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8월 동결 시 추후 연내에 한번 인하를 하더라도 역캐리 상황인 만큼 낮은 기준금리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시장금리들이 더 머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아무튼 당장은 소수의견의 수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상이할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D 증권사 딜러는 "일단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없으면 장은 밀릴 것"이라며 "하지만 소수가 없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컨센서스는 조동철 위원의 인하 주장이 나올 것이란 점"이라며 "여기에 신인석 위원이 소수로 추가된다면 시장은 다시 달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 운용사의 한 매니저도 "소수의견이 몇 명이냐에 따라서 시장 반응이 다를 수 있다"면서 "만장일치 동결이면 일단 장은 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수가 몇명이냐에 따라서 시장 반응도 다를 수 있다. 다만 이달 동결에 10월, 11월 중 인하를 할 것이란 예상이 대세이니 이 틀이 훼손될지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조동철 위원이나 신인석 위원의 기본 성향이 같다 보니, 인하가 1명이냐 2명이냐가 중요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B 증권사 딜러는 "인하 소수의견이 1명이 나오든, 2명이 나오든 그것은 크게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조동철 위원이 이번에 소수의견을 내면 성향이 비슷한 신인석 위원도 다음 결정에선 인하를 주장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전망이 아닌 당위론 차원에서 본다면..

채권 투자자들 사이엔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전망'과 '당위성'이 괴리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은이 금리를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전망과 내가 금통위원이라면 어떻게 하겠다는 접근이 다른 것이다.

F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리 내린다고 경기가 좋아진다고 믿는 바보는 금통위원들을 제외하고는 없을 것"이라며 "주식은 맥을 못 추는데 서울 아파트는 2017~2018년 폭등 후 지난 1년 사이에도 더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아파트가 불안정한 상황을 이어왔는데, 금통위는 심각성을 모른다. 부동산은 다시 한번 튈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금리를 여기서 더 내리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뭔가를 해야한다고 착각하는 금통위원은 연내에 금리를 1번 더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환율을 타게팅하는 차원에서 금리를 활용해 어려운 경기 상황을 헤쳐나가보자는 의견도 보인다.

D 증권사 딜러는 "금통위에서 헛발질을 하면 우리도 3년-10년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번 회의의 금리동결을 예상하지만, 뉴질랜드처럼 우리도 연속 인하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 환율에 대해 착각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환율이 오르면 나쁘지 않다"면서 "자금이탈 우려 얘기를 하면서 딴지를 걸겠지만, 다른 나라들은 자국 통화를 약세로 만들겠다고 용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약세가 가지는 강점, 즉 수출 경쟁력 향상이나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디플레이션 방어 등을 감안해 과감하게 금리를 내리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원화가 다소 약해진다고 자금이 이탈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의견이다.

한편 논리적으로 볼 때 예컨대 조동철 위원이 연속 인하를 주장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보였다.

E 운용사 매니저는 "조동철 위원이 연속 인하를 주장할 계획이었다면 지난 달에 50bp 인하를 주장했어야 한다"면서 "어차피 그 때도 일본 이슈가 터졌다. 이번에 소수의견을 내는 위원들이 있다면, 이들은 무책임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달 만에 정책효과가 나올 리도 없다. 논리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사실 만장일치가 나오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