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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의 집회 행진 금지결정과 시위 주도 인사들에 대한 무더기 체포에도 불구하고 31일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내 곳곳에서 이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성도일보 등 현지언론은 종합하면 이날 오후 시민들은 당초 시위가 예정됐던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으로 모여들었다. SCMP는 “최소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고 전했다. 또 기독교 단체 소속의 약 1000명의 시민들이 완차이의 축구장에 모인 후 경찰 본부까지 행진에 나섰다. 송환법 반대 시민들은 ‘8·31 홍콩섬에서 만나자’를 주제로 홍콩섬 각지에서 집회와 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경찰이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이 주도한 대규모 행진과 집회를 불허한 것과 상관없이 시위를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십자가를 들고 찬송가를 부르는 등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종교 모임 형태의 집회나, 대규모 쇼핑 여행을 내세운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시위대에 도로 점령을 멈추고 다른 시민들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경고한다”면서 해산을 요구했다. 종교집회도 30명 이상의 행진은 경찰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경찰은 민간인권전선이 애초 계획했던 행진의 종착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건물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물대포차 3대를 준비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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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은 30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관여한 혐의로 입법회 의원 2명을 추가로 체포하는 등 강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제레미 탐(譚文豪 ) 의원과 아우 녹힌(區諾軒) 의원에 대해 지난달 7∼8일 몽콕 시위에서 경찰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체포했다.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끈 청년 지도자 조슈아 웡(黃之鋒)과 아그네스 차우(周庭)는 30일 아침 체포돼 조사를 받은 뒤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오후 풀려났다.
홍콩 민주당의 투진선 의원은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젊은 활동가들에 공감하는 만큼 대대적 체포는 시민들을 분노하게 할 뿐”이라면서 “이는 (사태 진정후) 화해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사회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EU 국방·외무 장관 비공식 회의에서 “지난 몇시간 동안 홍콩에서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전했다. 그는 홍콩 당국이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할 뿐만 아니라 시위대도 평화적으로 집회를 열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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