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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조국 공세에 취한 한국당, ‘지역주의 막말’ 잇단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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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광주일고 정권’ 막말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책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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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세 중에 나온 자유한국당의 잇따른 ‘실언’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조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얻은 점수를 스스로 까먹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부산 집회에서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지역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부산 송상현광장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 정권 규탄대회’에서 “서울에 구청장이 25명인데 24명이 민주당, 그중에서 20명이 광주·전남·전북(출신)”이라며 “이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란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떤 통계를 보니까 부산지역 아파트값은 100주 연속 하락이라고 나와 있더라”고도 했다.

한국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부산·경남(PK)에서 지지세를 결집하기 위해 지역주의를 자극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광주일고 출신인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은 1일 입장문을 내고 “역사박물관에 봉인돼 있던 지역감정을 스스럼없이 소환해 민심을 선동하는 악랄하고 파렴치한 짓을 자행했다”며 “현재 문재인 정권 내각에 이낙연 국무총리 외에 광주일고 출신이 누가 있나”라고 했다.

PK 결집 위해 지역주의 자극

여야 “절제·품격 없어” 비판


앞서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의 말이라고는 절제와 품격을 찾기 힘든 발언이다. 아직도 지역주의인가”라며 “오죽하면 한국당이 지역주의와 북한으로 지탱하는 정당이라는 말이 나돌겠는가. 제1야당이 이런 수준이라면 국가적으로도 비극”이라고 했다.

시민이 뽑은 서울 구청장들

차별 근거로 제시 ‘민심 곡해’

정부 요직, PK 비율 더 늘어

“꽃 보고 자위나” 논평도 논란


나 원내대표가 ‘PK 차별’의 근거로 선출직인 서울 지역 구청장들의 출신지 분포를 든 것을 두고는 선거 민심마저 지역 구도로 곡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주환 광주일고 총동문회 사무총장은 “광주에서 중·고교를 나와 서울에서 지역주민에게 인정받은 구청장들이 무슨 문제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무엇보다 나 원내대표가 주장한 ‘PK 차별’의 근거가 희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이 장차관급, 1급 이상 고위 공무원 등 청와대·정부 부처 요직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파워엘리트’ 조사 결과를 보면 PK 출신은 2009년 이명박 정부 2년차 15.2%, 2015년 박근혜 정부 임기 반환점 15.6% 등에서 문재인 정부 2주년인 지난 5월 20.3%로 늘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탕평인사가 중요하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반복했다. 그는 ‘현 내각에 광주일고 출신은 이낙연 총리뿐’이란 지적에 “공공기관을 한번 보시라”고 답했다. ‘서울지역 구청장은 경우가 다르지 않으냐’는 취지의 물음에도 “무엇을 자꾸 묻느냐. 내가 탕평인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느냐. 어느 정권이나 탕평인사가 중요하다”고만 했다.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이 지난달 31일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논평에서 “더 이상 국민 우롱 말고 사무실의 꽃 보며 자위나 하시라”고 한 것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중의적 표현이라지만, 문장의 맥락상 명백히 조 후보자를 조롱하고 성적 희롱하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날 다시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온갖 성적 상상력을 동원해 위선자 조국에 대한 물타기에 여념이 없다”며 “또다시 막말 프레임으로 몰아 조국 의혹을 덮으려는 민주당의 작태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반박했다.

허남설·강현석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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