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화웨이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윌리엄 쉬 화웨이 전략연구소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화웨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의 5G 혁신은 방사 효과를 발휘해 다른 국가에도 5G 혁신을 이끕니다. 화웨이와 함께합시다."

화웨이는 3일 중국 청두에서 '화웨이 이노베이션 데이'를 열고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은 여러 국가들이 협력하고 공생해야 최고의 기술과 서비스에 도달할 수 있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화웨이 이노베이션 데이는 화웨이가 기술 로드맵을 소개하고 자사 솔루션이 적용된 비즈니스 모델을 공유하는 자리다. 개방성과 협력을 널리 확산하겠다는 취지로 2013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런던, 뮌헨, 파리 등에서 열었다. 미·중 무역갈등이 첨예한 올해는 중국 청두로 무대를 옮겼다.

이날 '5G가 가속화시키는 인공지능(AI)'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윌리엄 쉬 화웨이 전략연구소 사장은 "화웨이의 5G 혁신과 산업 네트워크는 방사 효과를 발휘해 다른 국가들도 신속한 5G를 구축할 수 있도록 이끈다"면서 전 세계를 향해 '화웨이발 5G 혁신'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5G가 이끈 세상은 '모든 게 연결된 사회'다. 화웨이가 발표한 '글로벌 인더스트리 비전 2022'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가정과 조직은 2025년이면 지능형 기술을 사용한다. 세계 인구 58%가 5G를 사용하고 대규모 산업군의 97%는 AI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쉬 사장은 광산업을 예로 들었다. 위험한 작업 특성상 인명 피해가 많았지만 5G 기술이 도입되면 원격에서 기계로 광물을 캐고 광산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출시한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동화 애플리케이션(앱) '스토리사인'은 AI 기술로 교육의 지평을 넓혔다. 이미지인 동화를 '수화'로 번역해주는 앱으로, 이미지와 글자 인식 AI 기술을 접목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코스타리카에 있는 열대우림 관리 회사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은 화웨이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해 불법 산림 채집을 막고 있다. 이 회사는 산림 관리 설비에 화웨이 클라우드를 적용했다. 쉬 사장은 "초광대역·초저지연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현될 수 있다"면서 "더 많은 산업군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집중적 견제를 받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를 거래제한 대상 기업(블랙리스트)으로 분류하면서 이달 말 출시가 예정된 스마트폰 '메이트30'는 구글 지도, 유튜브 등 구글 소프트웨어 없이 시장에 나오게 됐다.

그러나 화웨이는 "우리는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오히려 5G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화웨이는 올 상반기 매출 67조9000억원(약 4013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23% 성장했다. 화웨이 제품에 대해 백도어를 비롯한 보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 3분의 2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5G 관련 글로벌 계약이 50건에 달한다"면서 "고객사가 화웨이 제품이 안전하다는 것을 믿고 있다"고 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화웨이 로드맵은 차질을 빚지 않을까. 쉬 사장은 "지역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는 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ICT산업은 협력과 공생이 중요하다.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은 독자적으로 구축할 수 없다"면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수학·물리·화학과 같은 원천 기술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다. 화웨이에는 수학자 700명이 근무한다. 이들은 네트워크 하나로 이통사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를 모두 지원하는 싱글랜 프로 솔루션을 개발했다. 쉬 사장은 "화웨이는 지난 10년간 연구개발(R&D)에 40억달러를 투자했다. 5G는 4G가 나왔던 2009년부터 착수했다"면서 "원천 기술 개발에도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청두 = 이선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