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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전쟁이 美 실직 사유 2위?...8월에만 일자리 1만개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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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지난 8월 한달 동안 미국에서만 1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공식적인 실업률(7월 기준)은 역사상 최저치(3.7%)를 기록 중이지만,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고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5일(현지 시각) AFP통신은 인력관리 전문 기업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의 월간 리포트를 인용, 미국 기업들이 지난 8월 한 달 동안 ‘무역 관련 어려움(trade difficulties)’을 이유로 1만명 이상을 감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을 맞은 2009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수의 인력감축이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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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고용주들의 근로자 해고 사유 중 ‘무역 관련 어려움’(trade difficulties)은 1만488개로 폐업(1만671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관세 부과’ 영향으로 인한 해고(646명)는 별도 항목으로 포함됐다. AFP통신은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관세 부과가 본격화 되는 등 고용주들이 무역전쟁의 여파를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8월 미국 실업률을 7월달과 같은 3.7%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196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실업률은 역사적으로도 저점에 가깝다는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무역전쟁 여파로 인한 해고가 늘면서 고용 상황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중 무역전쟁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투쟁’을 선언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간을 끌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했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일 공산당 중앙당교 간부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미국과 무역전쟁을 포함한) 우리의 투쟁은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인 싸움이 될 것"이라며 "각종 위험과 도전이 ‘집중되는 시기를 맞아 위험과 시련이 더 복잡한 양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발언 중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의 전방위 충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같은 날 트위터에서 중국은 자신이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할 경우 더 좋은 조건으로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버티고 있다면서 "내가 재선되면 합의는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그동안 중국의 공급망은 붕괴하고 기업·일자리·자금이 날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을 기대하며 중국이 무역협상을 늦추려 한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이번에는 경고 수위를 한층 높였다. 무역협상을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했던 지난주와는 상반된 태도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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