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IFA 2019]격화되는 8K TV 전쟁…LG전자 "삼성 8K TV, 국제기준 밑도는 4K 수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


[독일(베를린)=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삼성전자의 QLED 8K TV는 화질 선명도 국제 기준을 밑도는 4K 수준에 불과하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8K TV가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4K TV를 둔 경쟁에서도 LG OLED와 삼성 QLED를 놓고 화질을 문제 삼았는데 이번에는 초고해상도 8K TV 기술력 논쟁으로 날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LG전자는 7일(현지시간) IFA에서 ‘테크 브리핑’을 열고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문제삼았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은 이날 “소비자들이 8K TV를 구매할때 정확히 어떤 제품이고 국제 기준에 맞는지 알 권리가 있다”면서 “경쟁사의 8K가 기준을 못 맞추는 국제 표준에 어긋나는 TV라는 것을 객관적 자료를 이용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자사의 8K TV는 화질선명도가 ‘90%’인 반면 삼성 8K TV는 ‘12%’라 국제기준(50%)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K TV와 8K TV는 가격차이가 크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더 비싼 제품을 살때 왜 더 비싼 걸 사야하는 지 알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ICDM(국제 디스플레이 계측위원회)의 표준규격에 따르면, 8K는 픽셀의 개수(화소수)와 화질 선명도(CM·contrast modulation)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 특히 해상도를 판단하는 지표로 ICDM은 화질선명도가 50% 이상은 돼야 사람의 눈으로 인접 픽셀들을 구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화질선명도는 디스플레이 흰색과 검정색을 대비해 얼마나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낸 값으로 흰색과 검정색을 각각 명확하게 표현할수록 화질선명도 값이 커진다. 최근 LG전자는 독일전기기술자협회(VDE)에 의뢰해 시중에 나온 삼성전자의 75인치, 65인치 QLED TV 화질 선명도를 조사한 결과 75인치가 12%, 65인치가 18%로 모두 20%를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소니의 75인치 8K TV는 화질 선명도가 80%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스포츠서울

화질선명도에 따른 이미지. 왼쪽은 화질선명도가 90%, 오른쪽은 12%로 육안으로 보기에도 큰 차이가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8K TV 화질 논란에 대해 기준이 모호하다며 논쟁이 이어지는 데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QLED TV의 화질 선명도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에 “어떤 잣대로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제시하는 화질 선명도 기준(50%)에 따라 동등한 출발선에서 화질 비교를 논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삼성전자는 8K협의체에서 기준을 만들어가면 된다며 LG전자의 공격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인증기관에 대해서도 8K협의체에서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종희 사장은 “삼성전자가 화질을 인증하는 기관은 없다”며 “패널 업체에서 8K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내면 그게 8K이고, 그것을 어떻게 화질 개선할지는 제조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8K 생태계 조성을 위해 8K 협회를 만들었는데 이에 대해 박형세 부사장은 “한국업체들이 1, 2위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표준 기준을 따라주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면서 “8K 표준이 정해진 다음 제품을 만들어야지, 제품을 만들고 거기에 맞게 규칙을 정하는건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두 회사의 이 같은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는 4K TV 화질 논쟁이 벌어졌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LG전자의 RGBW(적색, 녹색, 청색, 흰색) 패널이 진정한 4K TV로 인정할 수 없다며 “화소수와 화질선명도도 기준에 넣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는 RGBW패널도 4K로 보면서도 화질선명도(50%) 이상을 충족해야한다는 점도 추가했다.

백선필 LG전자 TV전략상품팀장은 “삼성전자가 우리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2016년 삼성 뉴스룸을 통해 ‘해상도에 화소 외에 화질 선명도 기준을 충족해야한다고 ICDM기관의 인증방식을 토대로 자세히 설명했었다”면서 “2019년 삼성은 2016년 삼성에게 물어보고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8K TV 화질 공방이 글로벌 TV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소모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을 만드는 일은 시장 주도권을 바꿀 수도 있어 양측이 민감해하는 것 같다. 화질이 좋은지 안좋은지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사들이 8K 시장에 진입하고 공격적으로 관련 장비 및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상황에서 국내 투톱 기업의 화질 공방은 득보다 실이 많다”면서 “8K TV 시장은 이제 태동하는 단계로 8K 화질 자체를 따지는 문제를 넘어, 콘텐츠 확보 등 생태계를 넓혀 주도권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17일 서울에서 8K 화질과 관련한 기술 브리핑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melody@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