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동탄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손경민 교수
손경민 동탄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
만성 염증성 전신 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요인이나 흡연, 감염, 장내 세균 등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며 여성호르몬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은 생리·임신·폐경 등을 경험하면서 에스트로겐의 주기적인 변화를 겪는데, 이러한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높다. 더불어 흔히 류머티즘 관절염은 중년 여성이 많이 걸리는 질환으로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의 가임기 여성 환자도 늘고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조사에 따르면 여성 환자의 39%가 30대 이하에 처음 류머티즘 관절염을 진단받았고, 20대에 진단받은 환자도 15% 정도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고 있어도 임신 결과와 경과는 대체로 양호하기 때문에 질환이 있다고 해서 임신을 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질병 활성도가 높을 경우 생식 능력이 다소 감소하고 조산과 태아 저체중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임신 전에 질환을 살핀 후 잘 조절하기를 권한다. 더불어 임신했다고 해서 약제를 끊는 등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질환이 잘 조절되지 않을 경우 임신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등 산모나 태아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쓸 수 있다. 약제 중 임신 시 사용을 금기하는 약물이 있지만 일부 약물은 치료 효과를 고려해 임신·수유 기간에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차단하고 관절 손상을 막는 데 효과적이어서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약제 중에서 임신·수유 기간 중 사용이 가능하도록 허가된 약제도 있다. 따라서 여러 약제의 안전성을 고려하고 주치의와 상의해 필요한 치료는 유지해야 할 것이다.
필자의 환자 중에서도 임신을 원하는데 질환이 유전되지 않을까, 치료가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고민하는 환자가 많다. 사전에 치료 계획을 잘 수립해서 실천하면 성공적인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꼭 이야기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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