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5촌 조카 녹취록 “같이 죽는 케이스…낙마 상황”
검찰, 더블유에프엠·웰스씨앤티 사무실 등 압수수색
윤석열 ‘정치 개입’ 비판 의식 “나는 헌법주의자” 반론
속도 내는 검찰 수사 검찰 관계자들이 10일 이른바 ‘조국 가족 펀드’의 투자처인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의 서울 노원구 자택을 압수수색하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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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54)이 원포인트 인사로 ‘검찰개혁’ 작업에 착수한 10일 검찰은 조 장관 일가 돈이 투자된 업체 사무실과 조 장관 동생의 전처 집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이어갔다.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모씨(36)가 검찰 수사 전 “(후보자였던 조 장관이)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도 새롭게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이날 자택을 압수수색한 최모 웰스씨앤티 대표(54)는 이모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대표(40)와 함께 회삿돈 10억5000만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웰스씨앤티는 코링크PE에서 2017년 8월 23억8500만원을 투자받았고 이 중 13억8000만원은 조 후보자 일가가 코링크PE가 운용(GP)하는 사모펀드(블루코어밸류업1호)에 투자한 돈이다. 코링크PE의 실소유주는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씨로 알려져 있다.
사건 발생 뒤 해외로 나가 귀국하지 않은 조씨가 조 장관을 언급하며 최 대표에게 말을 맞춰달라고 요구한 정황도 나왔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조씨는 “조 후보자 측은,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데 어떻게 얘길 할 거냐면, ‘내가 그 업체(웰스씨앤티)에서 돈을 썼는지, 빌렸는지, 대여했는지 어떻게 아냐, 모른다’(라고 말할 것)”라고 했다. 이어 “(최 대표는) ‘내 통장 확인해봐라. 여기 들어온 게 조국이든 정경심이든 누구든 간에 가족 관계자한테 입금되거나 돈이 들어온 게 있는지 없는지 그것만 팩트를 봐달라’(고 하면 된다)”고 했다.
조씨는 웰스씨앤티의 사업 수주 과정을 둘러싼 의혹을 두고도 말을 나눴다. 조씨는 “(웰스씨앤티가) 아이에프엠에 투자가 들어갔다고 하면 (정부의) 배터리 육성 정책에 맞물린다”면서 “배터리 육성 정책에 했다 하면 전부 다 이해충돌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웰스씨앤티는 조 장관 일가 투자금이 들어온 후 사업목적에 2차 전지를 추가하고 초기 투자금을 댄 현대·기아차 협력사 ‘익성’의 2차 전지 자회사 ‘아이에프엠’에 13억원을 투자했다.
조씨가 최 대표에게 웰스씨앤티에 들어온 자금 흐름을 다르게 말해달라고 부탁하며 “이것은 같이 죽는 케이스”라며 “정말 조 후보자가 같이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연결되고 더블유에프엠까지”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최 대표는 이날 변호인 사무실 근처에서 경향신문 기자 등과 만나 “내가 알지도 못하는 조국 선생 때문에 왜 이 낭패를 당하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최 대표는 “올 초쯤 조씨가 조 장관의 먼 친척이라는 것을 알았다. 코링크PE가 투자한 돈 중 일부가 조 장관 가족 돈인 것은 최근 알았다”고 했다. 1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는 데 대해서는 “억울하다”고 답했다.
이날 검찰은 코링크PE가 웰스씨앤티와 합병해 우회상장하려고 한 더블유에프엠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최 대표는 “조씨로부터 우회상장 얘기를 듣긴 했지만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조 장관 동생의 전처 조모씨(51)의 부산 자택인 경남선경아파트도 압수수색했다. 경남선경아파트는 정경심 교수와 조씨 간 위장 부동산 거래 의혹을 받은 장소다. 조씨가 2014년 12월 부산 해운대 우성빌라를 2억7000만원에 매입한 같은 날 정 교수는 경남선경아파트를 같은 가격으로 조씨에게 전세로 내줬다. 2017년 11월 조씨는 이 아파트를 정씨에게서 3억9000만원에 매입했다. 우성빌라에는 조 장관 모친과 동생이 전입신고를 했다. 야권에서는 조 장관 측이 매입대금을 대신 내주고 명의신탁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라고 본다. 조씨는 조 장관 측에서 받은 매입자금은 이혼 위자료라고 해명했다. 조 장관 동생과 조씨가 조 장관 일가가 운영한 웅동학원에 제기한 51억원대 공사대금 청구 소송은 ‘위장소송’이란 의혹을 받는다. 웅동학원 측은 두 차례에 걸친 소송에 대응하지 않아 무변론 패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전날 대검 간부들과 함께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일각에서 나를 ‘검찰주의자’라고 평하지만 (난) 기본적으로 헌법주의자다.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정치 개입’이라는 비판에 대한 해명과 반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윤지원·유희곤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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