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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만화와 웹툰

로맨스서 스릴러까지…가을 안방극장 ‘웹툰 바람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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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다른 반전으로 화제 낳고 온갖 장르 망라돼 골라보는 재미

독자들에 검증되고 소재도 신선

플랫폼의 제작사 설립에 ‘대세’로…웹툰의 드라마 러시 계속될 듯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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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동네변호사 조들호> <치즈 인 더 트랩>…. 이 드라마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웹툰이 원작이란 것이다. 인기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것은 이제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지지만, 올가을에는 유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많이 나와 눈길을 끈다. 로맨스부터 미스터리 스릴러, 코미디, 학원물, 사극까지 온갖 장르가 망라돼 입맛에 맞는 드라마를 골라보는 재미가 기대된다.

지난달 31일 첫 방송한 OCN <타인은 지옥이다>는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배우 임시완이 군 제대 후 맡은 첫 작품인 데다, 개성 강한 웹툰 등장인물과 배우들이 높은 싱크로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용키 작가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타인은 지옥이다>는 시골 청년이 서울의 낡고 허름한 에덴고시원에 살면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임시완이 주인공 윤종우 역을, 영화 <기생충>에서 활약한 배우 이정은이 고시원 주인 엄복순 역을 맡았다.

드라마는 특히 원작 내용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여러 번 반전을 주면서 화제가 됐다. 치과의사 서문조(이동욱), 파출소 순경 소정화(안은진) 등 원작에는 없는 인물을 등장시켰으며, 새로운 에피소드도 추가됐다. ‘원작 훼손’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이창희 PD는 “원작이 있는 작품은 항상 논쟁이 있는 것 같다”며 “원작과 다르되 원작이 가진 정서는 그대로 가져왔다. 10부를 모두 보면 (원작과) 큰 정서 차이를 못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작 설정과 미감을 최대한 살린 작품도 있다. 지난달 22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이 대표적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m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좋알람’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된 가상의 세상을 배경으로, 알람을 통해서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여기는 세상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다. 천계영 작가가 다음, 카카오페이지에 연재 중인 웹툰이 원작이다.

시청자들은 웹툰의 세계관과 청량한 색감이 영상으로 잘 구현됐다는 반응을 보인다. 드라마 제작을 위해 실제로 ‘좋알람’ 앱을 개발한 것도 이러한 반응에 힘을 실었다. 원작자인 천 작가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드라마에) 100% 이상 만족한다”며 “제 만화의 통속적인 부분보다는 ‘좋알람’만의 어둡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잘 살려줬다”고 말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러시는 계속된다. tvN은 누적 조회수 11억뷰를 기록한 네이버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코미디 드라마를 9월20일 방송할 예정이며, KBS 2TV는 9월30일 네이버 웹툰 최고 평점을 기록한 <녹두전>을 리메이크한 <조선로코-녹두전>을 방송한다. MBC는 다음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원작으로 한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10월2일 선보인다.

이처럼 웹툰이 드라마 산업의 ‘대세’로 떠오른 데는 주요 웹툰 플랫폼들이 직접 드라마 제작사를 만든 것도 한몫했다. 네이버웹툰은 작년 8월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N’을 설립했다. <타인은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모두 스튜디오N에서 제작됐다. 카카오M 역시 자회사인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를 통한 드라마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가몬스터는 지난 6월 KBS와 다음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2020년부터 매년 1편씩 3년 동안 방송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인기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게 되면 이미 독자들에게 검증받은 콘텐츠란 점에서 화제성과 완성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며 “여기에 드라마화를 통해 원작 웹툰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되면서 원작의 수익도 재창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웹툰 원작 드라마의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앞으로 웹툰이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제작은 더 많아질 것”이라며 “소재가 중요한 드라마 시장에서 신선한 소재를 발굴하는 데 웹툰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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