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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광박에 피박’ 외치던 추석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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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바꾼 추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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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을 판매하는 편의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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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 온가족이 모여 단체놀이를 즐기던 추석 대신, 스마트폰으로 각자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편의점업계에 의뢰해 최근 5년치 추석 명절 주요 제품 판매량 변화 자료를 요청했다. 자료 분석 결과, 올해 추석 명절 가장 판매량이 증가한 제품 중 하나는 스마트폰 충전기였다(15.5%↑). 스마트폰은 최근 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판매량이 최소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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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관련 액세서리도 명절때면 판매량이 늘어난다. [사진 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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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수 기준 국내 최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귀향·귀경길 장시간 차량에서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려면 충전기는 필수”라며 “여기에 무료한 이동 시간에 게임이나 동영상 콘텐트를 즐기거나 주요 관광지·음식점을 검색하려고 충전기를 추가로 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충전 기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관련 액세서리도 명절때면 판매량이 늘어난다. CU 등 주요 편의점은 스마트폰 이어폰이나 발광다이오드(LED)라이트, 막대 끝에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사진 촬영을 보조하는 기기(셀카봉) 등 30여가지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판매한다.



고스톱·윷놀이 판매량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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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기간 판매량 증가한 편의점 제품, 그래픽=김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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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스마트폰 관련 제품이 증가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고스톱·윷놀이 등 전통놀이 판매량은 시간이 갈수록 하락하는 추세다. 실제로 명절 기간 고스톱 판매량은 최근 5년간 매년 하락했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에도 판매량이 5.5% 감소했다. 윷놀이의 경우 올해 명절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나 줄었다. 매년 판매가 감소하는 건 고스톱과 마찬가지다.

이는 단체로 오락을 즐기는 가족이 감소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자료다. 고스톱·윷놀이는 명절 기간 온 가족이 즐기는 대표적인 놀이문화 중 하나다. 김석환 BGF리테일 MD운영팀장은 “2011년까지만 해도 명절만 되면 고스톱 판매량이 평소의 10% 이상 증가했다”며 “하지만 핵가족화와 명절 모임 감소 등으로 명절에 특수를 누리던 고스톱·윷놀이가 2014년을 기점으로 ‘명절 특수’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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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면 편의점 도시락 판매량이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하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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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기간 편의점 판매량을 분석하면 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혼추족)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편의점 도시락 판매량은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매출 증가율도 17.5%를 기록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혼추족)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도시락·상비약 판매량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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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기간 판매량 감소한 편의점 제품. 그래픽=김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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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명절 기간 도시락 판매량이 증가하자 편의점업계는 명절마다 혼추족을 겨냥한 도시락 신상품을 출시하는 추세다. 실제로 올해 추석 기간 GS25가 선보인 ‘한상가득도시락’은 모둠전이나 잡채, 돼지 갈비 등 명절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도시락을 구성했다. 바싹불고기·신동진쌀을 내세운 CU의 ‘신동진 쌀밥 한정식’이나 오미산적·맥적구이을 포함한 세븐일레븐의 ‘한가위 도시락’도 마찬가지다. 명절 간식을 추석 대표상품으로 내세운 곳도 있다(이마트24·이천쌀로 만든 미니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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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편의점은 십수종의 안전상비의약품을 구비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는 명절 기간 의료기간이 문을 닫아도 일부 의약품 구매가 가능하다. [사진 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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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기간 주요 병원·약국이 문을 닫는데 편의점이 의료기관 역할을 일부 대신하기도 한다. GS25의 지난해 추석 연휴 안전상비약품의 매출은 2017년 대비 30% 늘었다. 특히 어린이 약품(572%↑)과 소화제류(410%↑)가 많이 팔렸다. CU도 올해 설날·추석 명절 안전상비의약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BGF리테일은 “스마트폰이 확산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명절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화한 결과가 편의점 상품 판매 변화로 이어졌다”며 “이로 인해 흔히 보던 추석 명절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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