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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사우디 드론 테러에 항공 ‘우울’ 정유·조선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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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5~10달러 급등 전망…항공사 유류비 부담 커질 듯

정유사, 재고분 평가이익…조선업계, LNG선 및 플랜트 발주↑

세계파이낸스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석유 탈황에서 화재가 발생,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원유 및 정제시설 두 곳이 드론(무인기) 테러를 받아 국제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가에 민감한 항공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 여행 부진 등과 맞물려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반면 정유업계와 조선업계는 이번 사태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이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핵심 원유 및 정제시설 2곳에 대해 드론 공격을 실시했다. 이번 공격으로 일 평균 570만배럴의 원유 생산이 중단됐는데 이는 사우디 원유 생산의 58.2%, 세계 원유 생산의 5.7%에 해당한다.

원유 생산 차질은 곧 유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는 비축유를 통해 생산 차질을 상쇄할 계획이나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은 불가피하다”며 "당분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5∼10달러 안팎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 상승은 항공업계에 부정적인 소식이다. 항공사들의 전체 사업비용 중 유류비가 25~30% 가량 차지해 유가가 뛸수록 비용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항공사의 영업이익은 유가가 하락하면 증가하고 유가가 상승하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유가가 반영된다"며 "현재 유가 수준이 1달 이상 장기화된다면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16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09% 떨어진 54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제주항공은 1.22%, 에어부산은 1.56%씩 각각 하락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장 초반에는 2.09% 내렸으나 장중 반전해 전거래일보다 0.84% 오른 2만4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정유업계와 조선업계는 수혜가 예상된다. 에스오일(S-Oil),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업계는 유가가 상승할수록 매출액과 정제마진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단기 급등 시 재고 관련 손익이 상승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정유사는 대개 2~3개월 가량의 원유를 미리 비축해 놓는다. 때문에 유가가 낮을 때 샀던 원유재고분에 대한 평가이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날 에스오일 주가는 2.31%, SK이노베이션은 2.67%씩 각각 상승했다.

조선업종 주가도 오름세다. 대우조선해양은 전거래일 대비 1.82% 뛴 3만850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3.56%, 현대중공업지주는 1.86%씩 상승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LNG선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며 "아울러 손익분기점(BEP)이 낮아진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발주도 빨라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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